매일신문

여·야 대구경북 선대위원 6·2地選 결산

한, 주성영 본부장 주가 상승…민, 윤덕홍 최고위원 1인2역

6·2지방선거 기간 동안 여야 정당에서는 선거대책위원회가 선거를 총괄 지휘하는 사령탑 역할을 맡았다. 선대위의 위원장과 본부장들은 자기 선거처럼 전력을 다했다. 잘 되면 후보 덕이 되지만 못 되면 내 탓이 될 수 있다는 부담이 작용했기 때문이란 풀이다.

한나라당은 시도당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현역 국회의원들이 그 역할을 맡았고, 현역 국회의원이 없는 민주당에서는 최고위원과 지역 출신 국회의원 등이 팀플레이를 펼쳤다.

○…한나라당 대구시당 선대위는 서상기 시당위원장이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 아래 주성영 총괄본부장과 조원진 조직본부장, 배영식 정책본부장이 포진했다. 당 안팎에서는 서 위원장보다 주 본부장의 역할이 더 컸다는 이야기가 많다. 주 본부장은 당 후보가 열세를 보인 서구, 수성구에 자리를 잡고 특유의 강하고 논리적인 언변으로 표심을 사로잡았다. 주 본부장은 항상 대구는 한나라당의 뿌리라고 강조했고, 친박논쟁 조짐이 일자 "한나라당 후보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공천한 친박후보"라며 조기 진화에 나서는 등 혁혁한 전공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구시당 선대위 조직본부장과 함께 대구시장 후보 선대본부장을 맡은 조원진 의원도 동분서주하면서 주가를 올렸다.

반면 서 위원장은 이번 선거운동 과정에서 '행사장 위원장'이라는 오명을 썼다. 관내 당 후보 지원 유세에는 별로 나타나지 않은채 달성에 머문 박근혜 전 대표 옆에는 자주 자리했다.

○…김태환 한나라당 경북도당 선대위원장은 선거운동 기간'만사천 위원장'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지난달 20일부터 하루 1천km 이상의 강행군, 1만4천km를 달려 붙은 별명이다. 김 위원장은 3월 말부터 공천심사위원장으로 경북 각 곳을 교통정리 했다. 본격 선거운동이 시작되자 밤낮없이 경북을 누볐다. 그는 22일 경주 영천 청도 경산, 23일 문경 영주 봉화 안동, 25일 고령 성주 예천 영주 안동 문경 등 장거리 유세코스를 완주했다. 김 위원장은 1일에는 "무소속으로 당선되더라도 한나라당 복당은 불허한다"고 못을 박는 기자회견을 하는 것으로 무소속 바람 차단에 주력하는 등 경북지역 한나라당 선거 운동을 시종 주도했다.

이철우 총괄본부장의 마라톤 유세도 한나라당 후보들에게 큰 힘이 됐다. 이 의원은 일찌감치 영주, 문경 등 당 후보가 어렵다는 곳에 지원 사격을 집중, 판세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경환 의원이 현역 장관으로서 선거운동을 하지 못한 경산에서도 총력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총선 때 자신의 얘기를 꺼내며 "30% 이상을 뒤집었다. 힘내라"고 후보들을 격려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는 3인으로 구성되어 있다. 윤덕홍 최고위원과 김부겸 국회의원 그리고 열린우리당 대구시당 위원장을 지낸 김태일 영남대 교수 등이다. 대구는 이들 3인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고, 경북은 윤 최고위원과 김 의원 두 사람이 공동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윤 최고위원의 경우 1인2역을 한 셈이다.

윤 최고위원은 지방선거가 시작되기 전부터 중앙당의 출마 권유에 "나보다는 젊고 참신한 후보가 대구의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며 후배들에게 대구시장 출마의 길을 열어 줬다. 이승천 대구시장 후보의 공천 과정에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는 특히 젊은 후보 못지않게 유세 지원에 열심이어서 유세차 탑승 횟수도 젊은 운동원을 능가했다.

대구 출신인 김부겸 국회의원의 역할은 서울 중앙당 지원 업무였다. 김 의원은 당력이 미미한 대구에 대한 중앙당의 지원이 우호적으로 흘러갈 수 있도록 중간자 조정과 후원자 역할을 다했다. 특히 김 의원은 대구에서 지원유세를 할 때마다 "대구는 야당의 전통도시로 야성을 가질 때 변화를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일 교수는 6·2지방선거 지원을 위해 현장 정치를 떠나 있던 상황을 정리하고 다시 민주당에 입당,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김 교수는 정치학 교수이자 시사평론가 그리고 전략가답게 유세보다는 언론과 대외전략을 맡았다. 김 교수는 특히 민주진보세력의 연대를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동관·서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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