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동남권 신공항 추진, 정치논리 배제하라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지방선거에 휘둘리면서 더욱 오리무중 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가 경남지사 선거 지원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 대신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당선되면 신공항 입지가 밀양으로 오다가 되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선거가 다급하더라도 신공항 입지 문제를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식으로 여당 대표가 발언한 것은 한심하고 무책임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아도 김해공항 확장을 대안으로 내놓은 국토연구원의 신공항 용역 결과로 대구'경북 지역은 노심초사하고 있는 터였다. 부산시장 선거에서 민주당 김정길 후보가 한나라당 허남식 후보를 신공항 입지 문제로 공격하고 있고, 인천에서도 원 포트(one port) 시스템 논리로 인천공항 확장을 주장하고 있다. 지방선거와 맞물려 신공항 문제가 정치 쟁점이 된 것이다. 본란에서 가장 우려했던 상황이다. 이런 터에 여당 대표까지 나서 분란을 부채질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대구'경북 지역도 이젠 달리 도리가 없다. 전략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 세종시 수정안 수용과 맞바꾸더라도 동남권 신공항 밀양 입지를 강력히 주장해야 한다. 하지만 지역 출마자들의 신공항과 세종시 문제에 대한 대처는 안이하다. '세종시와 대구경북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도민모임 추진위원회'가 지역 출마자 580명에게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반 질의서를 보낸 결과, 답변자는 142명에 불과했고, 한나라당 유력 후보들은 답변을 회피했다고 한다.

정부 여당의 눈치만 살피는 식으로는 신공항과 세종시 문제를 지역에 유리하게 이끌어 낼 수 없다. 보다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다. 신공항은 지역의 생존권이 걸린 문제로 절대 양보하거나 포기할 사안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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