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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금연, 이제 더 미뤄서는 안 된다

흡연의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 담배에 포함된 발암물질 때문에 흡연자 자신은 물론, 가족과 이웃에까지 간접 피해를 준다. 대한소화기암학회에 따르면 췌장암의 원인도 흡연이 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암은 증상 발견이 늦고 수술을 해도 5년 생존율이 10~24%에 지나지 않아 암 가운데 치사율이 가장 높다.

흡연의 이러한 폐해 때문에 세계 각국은 금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03년부터 금연 건물을 지정해 웬만한 건물에서는 아예 담배를 피울 수 없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간접흡연 피해방지 조례안'을 발의해 이르면 내년부터 길거리나 광장 등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범칙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대구 중구청은 지난해 3월 한일극장에서 중앙파출소까지 292m를 금연 거리로 정했다.

그러나 흡연 인구는 쉽게 줄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남성 흡연율은 43.1%로 상반기의 41.1%보다 더 늘어났다. 불경기 탓이라고는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계속 줄다가 처음 늘어난 것이다. 이 기간 20대 흡연율은 3.5% 포인트가 늘어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특히 심각한 것은 여성 흡연이 늘고, 담배를 처음 피우는 나이도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흡연은 50대가 가장 많이 늘었고, 첫 담배 경험연령은 21.0세로 0.2세 낮아졌다.

지난 5월 3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제23회 세계 금연의 날이었다. WHO는 흡연에 따른 질병 사망자가 연간 500만 명이며 2030년에는 8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간접흡연에 따른 비흡연 사망자도 매년 약 6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모든 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흡연은 이제 그만두는 것이 옳다.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개인의 실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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