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구 아파트 평당가 중소형이 중대형 앞질렀다

전세·매매시장에서 중소형 아파트가 품귀를 보이면서 중소형이 중대형보다 평당 가격이 비싼 현상이 일부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대구 아파트시장에서 중소 평형의 매물과 전세가 품귀현상을 보이면서 중소형과 중대형 아파트 가격의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전반적으로 가격이 떨어졌지만, 중대형 아파트의 하락 폭이 중소형보다 더 커지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업계의 분석이다.대구 수성구 등지의 일부 아파트단지에서는 중소형이 중대형보다 평당(3.3㎡) 가격이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전용면적 85㎡ 이하는 기본적으로 큰 평형보다 10% 이상 분양가가 싸지만 경기가 침체된데다 아파트 거래가 실수요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가격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 이진우 지사장은 "이런 현상은 아파트시장의 양극화 현상과도 연관을 가지고 있다"며 "최근 지역 아파트시장은 전체적으로 침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실수요자들이 많은 중소형 아파트들은 어느 정도 가격이 유지가 되고 있으나 중대형의 경우 약세가 이어면서 가격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년간 대구 아파트시장의 매매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66~99㎡ 미만(옛 20평형대)은 2.79% 하락했다. 큰 평형은 가격이 더 떨어졌다. 99~132㎡ 미만(30평형대)은 -3.98%, 132~165㎡ 미만(40평형대)은 -7.11%, 165~198㎡ 미만(50평형대)은 -8.73%, 198㎡(60평형대) 이상은 -8.61%의 가격 변동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수성구, 달서구 등 대구의 주요 구에서 비슷하게 나타났다.

수성구 수성1가 A아파트의 경우 109㎡(33평형)의 3.3㎡당 가격은 576만원인데 반해 132㎡ 이상(40평형대) 이상은 540만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같은 구의 B아파트에서는 29평형, 33평형, 41평형은 각각 828만원, 818만원, 866만원에 거래되고 있지만 45평형, 47평형, 58평형, 66평형은 각각 800만원, 798만원, 793만원, 818만원에 매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에 있어선 매매보다 차이가 더 났다. C아파트의 경우 가장 작은 36평형의 전세가가 486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가장 큰 64평형은 367만원에 머물렀다. D아파트에서는 33평형이 379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43평형 314만원 ▷49평형 286만원 ▷53평형 264만원 ▷69평형 254만원 ▷88평형 256만원 등으로 집계됐다.

◆미분양 전세도 중소형이 비싸

시장상황이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전세 놓으면서도 중소형 전세가를 높게 정했다. 달서구 E아파트 경우 24평형은 전세가가 8천만원으로 분양가(1억6천900여만원) 대비 47%에 이른다. 반면 46평형, 54평형, 63평형의 전세가는 각각 1억1천만원, 1억3천만원, 1억5천만원으로 분양가의 26% 수준이다. 수성구 F아파트에서도 사정은 비슷하다. 38평형의 전세가는 1억3천만원으로 분양가 대비 35%이지만 50평형, 54평형은 각각 1억4천만원, 1억5천만원으로 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단지의 평당 분양가는 38평형의 경우 970여만원이지만 50평형은 1천120여만원, 54평형은 1천140여만원으로 큰 평형이 더 비싸다. 북구 G아파트의 경우 32평형 전세가는 8천만원으로 분양가(2억2천700만원)의 35%에 이르지만, 54평형의 경우 1억2천만원으로 28%에 불과했다.

아파트 분양대행사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가격은 기존 아파트 매매가격보다 많이 올랐지만, 전세의 경우 실수요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기존 아파트의 전세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형 아파트의 강세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아파트시장이 실수요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나타나는 트렌드의 변화"라고 분석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