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는 한나라당 참패로 막을 내리면서 지방권력의 지형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4년 전 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12곳을 석권하는 등 지방정부와 의회를 '싹쓸이'했던 한나라당은 비(非)영남권 가운데 서울과 경기도만 승리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반면 민주당은 견제론과 야권연대에 힘입어 열린우리당 시절의 전패를 만회했다. 민주당이 불모지인 영남과 강원에서 교두보를 구축하고, 한나라당도 호남에서 마의 지지율 10%를 돌파하는 등 망국적 지역구도를 타파하는 정치사적 의미를 찾았다.
◆단체장 종합=16개 광역단체장 가운데 민주당이 7곳, 한나라당이 6곳, 선진당 1곳, 무소속 2곳에서 각각 이겼다. 현재 한나라당이 11곳인 점을 감안하면 지방권력의 대이동이다. ▷한나라당은 서울 경기 대구 경북 부산 울산 등 6곳 ▷민주당은 인천 광주 충남 충북 전남 전북 강원 등 7곳 ▷자유선진당은 대전 1곳 ▷무소속은 경남 제주에서 승리했다. 서울에서 막판까지 시소게임을 벌이다 신승한 것이 한나라당으로선 유일한 위안거리다.
한나라당은 안방인 경남에서 패한 것을 최악의 이변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기초단체장 공천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강원 역시 한나라당 강세 지역이어서 패배의 충격이 크다. 한나라당은 이 밖에도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역풍으로 충청권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전패했다.
반면 민주당은 '호남당'의 이미지를 떨치는 데 성공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에서 처음으로 인천에 '깃발'을 꽂았고, 강원도에도 처음으로 진출했다. 충남지사 선거의 승리도 의미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기초단체장=228곳인 기초단체장 선거도 민주당의 승리였다. 민주당은 91곳, 한나라당은 82곳을 차지했다.
◆수도권 무게 중심 이동=4년 전 수도권 광역단체장 3곳과 함께 기초단체장에서도 서울 25곳 전승 등 전체 66곳 중 61곳에서 이겼던 한나라당은 이번엔 거꾸로 참패했다. 한나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전통적인 강세 지역인 강남 서초 등 4곳에서만 이겼다. 경기도에서는 기초단체장 10곳, 인천에서는 기초단체장 1곳을 이기는 데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 45곳(서울 21곳, 경기 19곳, 인천 7곳)에서 이겼다. 2006년 전신인 열린우리당이 수도권 기초단체장을 통틀어 경기 1곳만 이겼던 것과 대조적인 결과다.
◆무너진 지역구도=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각각 텃밭인 영·호남에서 강세를 유지하는 지역구도의 기본틀은 유지됐지만 적잖은 변화가 일어났다. 야권 단일후보였던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비(非)한나라당 소속으로는 처음으로 경남지사로 당선이 확실시되고, 울산에선 민주노동당 후보가 범야권 단일후보로 나서 북구청장에 당선됐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 광역단체장 3곳 모두 수성에 성공했지만, 한나라당 차출 인사 3인방이 의미 있는 득표율을 올리면서 독식 체제는 다소 완화된 흐름이다.
◆한나라 '중원' 내줘= 한나라당은 충청권 광역단체장 3곳을 내준데 이어 33곳인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패배했다. 현재 한나라당이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나 선진 13곳, 민주 9곳, 한나라 8곳, 국민중심연합 1곳, 무소속 2곳으로 한나라당세가 퇴조했다.
서명수 diderot@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