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 노트] 선거 패배 老기초단체장, 아름다운 퇴장을

마음대로 행동해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나이라는 70세. 종심(從心)의 나이에 3선에 도전했던 경북의 기초단체장들을 향한 지역민의 바람이 크다.

20년간 단 한 차례도 패한 적이 없었던 김용수(70) 한나라당 울진군수 후보가 무소속 임광원 당선자에게 졌다. 공천에서 탈락해 무소속으로 경주시장에 도전했던 백상승(74) 후보도, 칠곡군수 선거에 나섰던 배상도(71) 무소속 후보도 패했다.

지역 발전을 위해 땀을 흘렸던 이들을 향해 지역민들은 "이제 아름다운 뒷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라는 기대를 걸고 있다. 선거 때마다 홍역을 치르며 주민들이 갈등과 반목에 허덕였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다. 이제 자신의 터전에서 똬리를 틀고 지역발전을 위해 후방에서 지원할 때가 됐다.

3선 연임 제한으로 출마하지 못했던 수장들에게도 '아름다운 퇴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역의 어른으로 남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하기보다는 새로 뽑힌 신진 수장에게 군정 운영 노하우를 건네줘야 한다는 바람이 크다.

김수남 예천군수, 박영언 군위군수, 이태근 고령군수는 각각 낙선한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들이 누구를 밀었든 이제는 중요하지 않다.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군민들이 염원하는 '지역 발전의 주춧돌'이 되어야 한다는 민심을 수렴해야 한다. 터줏대감으로서 자신의 '왕국'을 건설하려 하는 것은 가능하지도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다. 지역민들은 이들 어른들이 '아름다운 리더'로 남길 바라고 있다.

후진에게 길을 터주고 노하우를 전수한다면 결국 그들이 지역을 발전시키는 큰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게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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