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미소는 마음 열고 연습으로 완성"

"여러분은 고객이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바로 나 이외의 모든 사람입니다."

지난 5월 중순 대구 달서구 성서우체국 5층에 위치한 서비스아카데미 교육장. 앳된 외모에 자그마한 체구의 권윤경(31)씨가 100여명의 중년 교육생들 앞에서 열띤 강의를 하고 있었다. 교육생들을 압도하는 음성에 강의실의 열기는 후끈 달아있었다.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고객만족도 1위를 차지한 우정사업본부. 그 뒤엔 서비스아카데미 강사들의 숨은 노고가 있었다.

대국민서비스인 고객만족(CS)은 우체국 직원들에게 자신의 업무보다 더 어려운 일. 서비스강사 권윤경씨는 그런 친절교육의 선봉대 역할을 하고 있다.

권씨는 2004년 청도우체국에서 첫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창구에서 민원인들을 응대하고 소포를 접수하는 평범한 생활이었다. "직장인으로서 새 삶을 시작할 때는 의욕은 충만했지만 이런저런 실수와 과오에 많이 힘들었어요. 그렇게 지치고 힘들 때 주변 동료들은 용기를 북돋워 주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그때 정말 내가 이 사람들에게 이 사랑을 갚을 길은 뭘까 하고 고민하게 되었고, 결국 CS강사라는 겁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지요."

그러나 수줍음을 많이 타는 성격이라 처음에는 떨려서 말도 제대로 못했다. 닫혀있는 사람들의 마음 문을 열게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권씨는 날마다 거울을 보며 피나는 연습을 했다. 버스 안에서 웃는 연습을 하다가 정신 나간 여자로 오해받은 적도 있었다. 서비스강사는 항상 웃고 밝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린다고도 했다.

하지만 권씨의 힘든 노력은 곧 결과로 나타났다. 2006년 경북체신청 CS강의경연대회 최우수상, 2007년 지식경제부 공무원교육원 강의경연대회 우수상 등 굵직한 상을 연거푸 거머쥐었다.

햇병아리 공무원이 CS강사로 변신한 지 6년. 권씨는 대구교도소, 전파관리소, 의성교육청 등 출강 일정이 빡빡하게 짜여있을 정도로 유명인(?)이 되었다.

글·사진 정용백 시민기자 dragon102j@korea.com

멘토: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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