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아메리카의 정치·사회사를 특징짓는 두 가지 흐름은 군사쿠데타와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이다. 그 중심에 있는 인물이 1946년 오늘 아르헨티나 대통령에 취임한 후안 페론이다.
빈농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미남에다 유려한 말솜씨, 동물적 정치감각으로 군내에서 일찍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943년 쿠데타 후 노동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친(親)노동정책으로 대중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터득했다. 이는 한때 세계 4위의 부국이었던 아르헨티나를 남미의 병자(病者)로 만든 '페론주의'로 이어졌다. 1945년 그의 정책에 반대하는 군부에 의해 체포됐으나 정부(情婦) 에바 두아르테가 부추긴 노동자 반발로 풀려났다. 그 여세를 몰아 1945년 대통령선거에서 당선된 뒤 연간 20%가 넘는 임금인상과 후한 사회보장제도를 축으로 하는 '페론시대'를 열었다. 노동자는 1년을 일하고 13개월치 월급을 받아갔다. 페론은 노동자에게 후한 회사를 찾아내 다른 회사에 이를 따르라고 강요했다. 이러고도 나라가 망하지 않는다면 이상한 일일 것이다. 1955년 군부에 의해 축출된 뒤 1975년 대선에서 재기했으나 거덜난 나라를 남기고 이듬해 사망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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