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부구원 票心' 활용…시장·지사, "對정부 목청 높여라"

영남권 현안 여·야협력 모양새 갖춰 호재로

6·2지방선거에서 보여준 현 정부에 대한 대구경북의 변함없는 '사랑'이 지역 현안사업 해결로 이어질 수 있도록 대구경북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특히 그동안 선거를 앞두고 '미운털'이 박힐까봐 세종시 수정안 같은 지역 현안에 부정적인 정부의 태도에도 '침묵'했던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앞으로는 정부를 향해 적극적으로 입을 열어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이번 선거 결과 다른 지역은 한나라당의 참패로 끝났지만 대구경북만큼은 현 정부의 유일한 '믿을맨'으로서의 역할이 입증된 만큼 이를 무기 삼아 정부에 강력히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철 대구경북연구원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현 정부가 궁지에 몰리게 됐지만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게 해준 곳은 대구경북이었다"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득표율 70% 이상 나온 것은 대구경북이 현 정부에 신의를 지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거에 참패해 낙심해 있을 이명박 대통령도 마음속으로는 고향 사람들이 그래도 낫다는 생각을 하겠지요. 그래서 대구시장과 경북도지사 역할이 중요합니다. 지역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할 때입니다."

이재훈 영남대 교수(경영학부)는 "현 정부가 이번 6·2지방선거 결과를 보면서 '낙동강 교두보는 이상 없다'는 사실과 대구경북 시도민의 굳건한 지지를 알았으면 한다"며 "재선에 성공한 김범일 시장과 김관용 지사는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앞으로는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지역 민심을 잘 활용해 지역 발전의 호재로 삼을 수 있도록 정부에 대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에서는 선거에서 보여준 '표심'을 영남권 신공항 등 시급한 지역 현안 해결로 접목될 수 있도록 맞춤형 전략을 짜야한다고 주장도 나오고 있다.

홍 원장은 선거 이후 지역에서 가장 시급한 현안이 영남권 신공항 조기 추진이며, 밀양 유치 확정이라고 했다. 그는 "경남도지사에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당선됐지만 여든 야든 지역 이익을 위한 차원에서라도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를 지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대구경북이 빨리 경남과 울산을 끌어안아 4개 시·도가 함께 밀양유치 전략 마련에 머리를 맞대고 정부에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박인철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장은 "신공항이 없으면 대구경북이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첨단의료복합단지, 국가과학산업단지 등의 성공 조성이 힘들어진다"며 "국제공항 '투 포트' 시스템이 국토 균형발전에 유리하다는 점을 정부에 설득하는 한편, 부산 가덕도 논리를 잠재울 수 있는 당위성을 마련해 밀양 유치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범일 대구시장과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지역 민심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알리는 한편 스스로 지역 현안을 해결할 방안 마련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전국이 야당으로 쏠렸지만 대구경북만 홀로 현 정부 지지에 나섰다는 점을 충분히 활용해 목소리를 높이겠다"며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와 관련해서는 경남도지사에 야당 후보가 당선된 것이 여야가 함께 유치를 추진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어 오히려 더 잘 됐다고 생각한다. 조만간 대구경북과 울산, 경남 등 4개 시·도가 연대해 영남권 신공항 밀양유치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영남권 신공항 문제는 국토 균형발전 차원에서 풀어야 승산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선거에서 보여준 현 정부에 대한 변함없는 지역민의 사랑을 지역 현안 해결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정부에 적극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