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출신 월드컵 엔트리] <4>'악바리' 오범석

지능적 수비의 '꾀돌이' 몸 사리지 않는 '악바리'

한국 축구 대표팀의 풀백으로, '최후의 23인'에 이름을 올린 오범석(26·울산 현대·사진)은 대구·경북 토박이는 아니다. 경기도에 살다 축구 지도자였던 아버지를 따라 울산으로 내려와 울산 옥동초등학교로 전학한 뒤 학성중을 거쳐 포철공고로 진학하면서 지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초교 5학년 때 학교에 축구부가 만들어지면서 축구를 접하게 된 오범석은 이후 완전히 다른 생활을 했다. 아침마다 어머니와 '기상 전쟁'을 벌였던 오범석은 축구를 시작하면서부터 누가 깨우지 않아도 축구가 하고 싶어 새벽에 벌떡 일어나 운동장으로 나섰다. 학성중을 거친 오범석은 울산의 학성고로 진학하는 게 순서였지만 포철공고로 갔다. 아버지 오세권(현 대한축구협회 상벌위원회 부위원장)씨가 당시 학성고 축구 감독으로 있었기 때문이다. 오범석은 포철공고 진학 후 1년 동안 브라질에 축구 유학을 다녀오면서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철공고 시절 3년간 오범석을 지도했던 김경호 감독(현 포항 스틸러스 유소년 초중고 총감독)은 "당시 미드필드 등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던 범석이에게 현재의 풀백 포지션을 처음 맡겼는데 이후 풀백으로 자리를 굳혔다"며 "상대 움직임을 잘 예측하고, 파이팅이 넘치며 영리한데다 근성도 있어 이번 월드컵에서 부상만 당하지 않으면 자신의 기량을 충분히 펼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오범석은 '꾀돌이'에다 '악바리'다. 지능적인 수비, 교묘한 신경전, 공간을 만드는 능력과 몸을 사리지 않는 태클 등 영리하면서도 근성 있는 축구를 한다. 오범석은 2001년 19세 이하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됐지만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하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연합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청소년월드컵에서 주전을 꿰찼다. 2003년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오범석은 2005년 국가대표가 됐고 이번 월드컵에서는 차두리와 오른쪽 수비 자리를 놓고 주전 경쟁을 펼치고 있다. 차두리에 비해 힘과 스피드가 떨어지지만 정확한 크로스, 공격 가담 후 빠른 수비 전환, 침착한 플레이, 상대 길목을 차단하는 능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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