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세가격 비율, 서울-대구 격차 벌어진다

대구 67%-서울 42% 차이…서울 아파트가격 비싼 탓

아파트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서울과 지방 간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시장 통계를 분석한 결과,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하 전세가격 비율)이 2008년 이후 꾸준히 상승해 올 5월 기준 55%를 기록했다. 2005년 말(57.1%) 이후 아파트의 매매가와 전세가 차이가 가장 좁혀진 것이다.

이 같은 전세가격 비율은 전국 평균이며, 지역별로 들여다보면 서울·인천이 대구를 비롯한 다른 광역시와 상당한 차이가 난다. 5월 기준 전세가격 비율은 대구 67.2%, 부산 67.1%, 광주 74.1%, 대전 68.1%, 울산 69.7로 등 지방 광역시는 70%대 안팎인데 반해 서울은 41.8%, 인천은 44.6%로 훨씬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도 강남지역 11개구 평균은 39.6%(강북 14개구 44.4%)로 더 떨어진다. 대구가 서울보다 25.4%포인트 높다.

하지만 1998년 말로 거슬러 가면, 서울과 지방 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당시 전국 평균은 50.8%이며, 대구는 54.2%로 서울(47.9%)보다 6.3%포인트 높았다. 같은 시기 부산은 56%, 인천 47.3%, 광주 58.2%, 대전 49.8%, 울산 52.8%로 나타났다. 지난 12년 동안 서울과 인천의 경우 전세가 비율이 조금 떨어진 반면, 대구를 비롯한 다른 광역시는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다.

대구의 경우 전세가 비율은 2000년 말 70.5%로 70%대에 진입해 2002년 말 78%로 정점을 찍었다. 이 비율은 2008년 말까지 67%대 안팎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상반기 64%대로 떨어졌다. 이후 아파트 매매거래가 침체되고 전세수요는 늘면서 9월부터 전세가비율이 조금씩 높아졌다.

서울과 지방의 전세가 비율 차이에 대해 부동산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에서 수도권과 지방의 양극화 현상 심화'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부동산114 대구경북지사 이진우 지사장은 "대구 등 지방의 아파트의 매매가격이 서울과 인천보다 훨씬 싸기 때문에 지방의 전세가 비율이 서울, 인천보다 낮게 나타나는 것"이라며 "서울과 지방의 전세가 비율의 차이가 갈수록 벌어지는 것은 한국경제의 수도권 집중 현상과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대구에서도 아파트매매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 수성구의 전세가 비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분양대행사 ㈜장백 박영곤 대표는 "서울의 아파트가격이 지방보다 비싼데다 부동산경기 침체로 지방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떨어지고 전세수요는 늘기 때문에 지방의 전세가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이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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