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뱃살나온 고민女 '저칼로리 맥주'가 해결사

'다이어트'가 현대인들의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면서 먹을거리 시장에서는 '저(低)칼로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음료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제로 칼로리' 바람이 주류시장에까지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맛에는 별 차이가 없으면서 칼로리는 대폭 낮춘 제품들이 '뱃살' 고민에 빠진 현대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맥주에 부는 저칼로리 바람

최근 오비맥주는 열량을 크게 낮춘 '카스 라이트'를 출시했다. 기존 카스 맥주의 열량은 100㎖당 40㎉였지만 '카스 라이트'는 27㎉로 칼로리를 33% 낮춘 것. 알코올 도수도 기존 카스 맥주가 4.5도인데 비해 카스라이트는 4도로 더욱 순해졌다. 오비맥주 측은 "맛과 저칼로리를 모두 만족시키는 혁신적인 맥주를 내놓게 됐다"며 "전 세계 맥주 시장은 이미 라이트 맥주가 대세인 만큼 국내에서도 라이트 맥주 시장을 열어가겠다"고 했다.

이미 하이트맥주에서는 2007년부터 'S맥주'를 통해 일찌감치 저칼로리 맥주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S맥주'는 알코올 도수 4.0도에 100㎖당 0.5g의 식이섬유를 함유한 기능성 맥주다. 하이트맥주 측은 "S맥주는 식이섬유를 통해 과다한 체내 영양분 흡수를 억제하고 장 운동을 촉진시켜 체형 관리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맥주 소비량이 많은 외국에서는 이미 라이트맥주가 대세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맥주의 51.1%가 라이트맥주였고, 일본에서도 맥주 인구의 45%가 주 1회 이상 저칼로리 맥주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실 저칼로리 열풍은 음료와 과자 등 다른 분야에서 이미 오래전 시작됐다. 칼로리를 낮출수록 매출이 증가한다는 것은 업계에서 이미 증명된 신화다. '다이어트의 적'으로만 여겨지던 콜라는 '코카콜라 제로'를 통해 칼로리에 민감한 소비자들을 사로잡으며 올 들어서만 지난해 대비 30%에 가까운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또 프링글스 라이트는 20%, 칼로리바란스는 34% 등 모두 작년 대비 매출이 크게 올랐다.

◆라이트, 맛이 없다?

칼로리를 낮춘 '라이트'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일반적인 편견은 '맛이 밋밋하다', '여성들에게만 적합한 제품이다'는 것. 특히 씁쓸하면서도 톡쏘는 맛에 마시는 맥주의 경우 라이트 제품은 맛이 없다는 이미지가 컸다.

하지만 이는 말 그대로 '편견'일 뿐. 라이트 맥주는 칼로리를 낮추기 위해 일반 맥주보다 알코올 농도를 1~2% 낮추는 대신 산뜻하고 부드러운 맛을 강화한 제품이다. 업계에서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테스트를 해보면 맛의 차이는 크게 못 느낀다는 평가"라고 한다.

최근에는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더욱 맛의 차이를 좁혔다는 평가다. 카스라이트는 맥주를 영하 4도에서 숙성시키는 '빙점숙성기법'을 통해 한단계 진보한 맛을 만들어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여성들을 중심으로 저칼로리 상품 판매가 많았지만 최근엔 어린이부터 성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저칼로리 제품을 찾고 있다"면서 "그만큼 비만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과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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