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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 향토음식의 산업화] 경주 요석궁 서빙팀 서혜정·이유희씨

"VIP손님들 자주 모시다보니 친절이 저절로 몸에 배"

요석궁 서빙팀 서혜정·이유희씨
요석궁 서빙팀 서혜정·이유희씨

"퇴임 후 이곳을 찾은 전두환·노태우·김대중 전 대통령이 아름다운 정취와 정갈한 음식 맛에 대해 찬사를 아끼지 않으셨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1980년대까지 경주의 고급 요정으로 유명하던 '요석궁'이 한정식집으로 문을 연 후부터 지금까지 20년 동안 음식 서빙을 하고 있는 서혜정(39·사진 오른쪽) '차기실'(서빙팀) 팀장은 전직 대통령 3명에게 음식 시중을 든 베테랑이다. 한복으로 곱게 단장한 서 팀장은 전직 대통령들의 방문 사실을 설명하면서 깍듯이 '각하' 호칭을 쓰는 등 친절과 서비스가 몸에 밴 모습이다. 일본 나카소네 전 총리와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식사 서빙도 서 팀장의 몫이었다.

서빙팀 이유희(37·사진 왼쪽)씨와 함께 코스마다 들어오는 음식 특징과 먹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던 그는 취재와 음식 먹는 시간이 예정보다 다소 길어지자 은근히 눈총을 준다. "손님 점심식사는 매일 오후 3시까지이며 이후 2시간 동안은 식당 종사자 25명이 점심을 먹고, 저녁 음식을 준비하는 시간이어서 바쁘게 움직인다"는 서 팀장은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아예 요석궁 출입문도 걸어 잠근다"고 말했다.

요석궁 터는 신라 29대 무열왕의 첫째 딸인 요석공주가 살았던 곳으로 원효대사와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전해진다. 또 12대 마지막 최부자로 불리는 최준(1884~1970)의 동생 최윤의 집으로 의병대장 신돌석 장군이 일본군을 피해 은둔해 있으면서 요석궁 사랑채의 대들보를 홀로 들어올린 일화도 전해 내려온다. 조선의 마지막 황태자 영친왕(이은)과 이강 왕자도 이곳에 머물며 최부잣집의 음식과 바둑을 즐기기도 했다. 최윤의 증손자가 현재 요석궁 경영을 하고 있으며, 최준의 손자로 종손인 최염(77)씨는 요석궁과 맞붙은 최부잣집 종가를 책임지고 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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