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수에즈 운하를 만든 레셉스

수에즈운하는 한 프랑스인의 집념과 추진력이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무려 27년간 구상하고 10년간 공사를 벌인 끝에 완성했다. 페르디낭 드 레셉스(1805~1894)는 평범한 외교관에 불과했다. 27세 때 알렉산드리아 부영사로 이집트 땅을 밟으면서 운하 건설을 꿈꿨다. 지중해와 홍해를 연결하면 배로 유럽과 인도를 오가는 데 아프리카로 돌아가지 않고 4천㎞의 항해거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관에서 은퇴한 1854년 아내와 아들을 잃고 시름에 잠겨 있다 놀랄 만한 뉴스를 접했다. 알고 지내던 사이드 파샤가 이집트의 지배자가 됐다는 것이다. 단숨에 이집트로 건너가 파샤를 설득했다. "세상의 부가 이집트로 몰려올 것입니다."

10년간 온갖 고초를 겪은 끝에 1869년 164㎞에 이르는 운하를 완공했다. 타고난 정력가였다. 74세 때에는 파나마운하까지 건설하려 했으나 재정 부족과 뇌물 사건으로 좌절됐다. 1967년부터 8년간 중동 전쟁으로 운하가 폐쇄됐을 때는 큰 혼란이 일었다. 1975년 오늘, 재개통돼 매년 1만 5천 척이 수에즈운하를 오간다. 한 해 30억 달러가 넘는 통행세는 이집트의 주수입원이다.

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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