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표상으로는 국내 경제가 금융위기의 터널을 벗어나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올라선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이 7년 3개월 만에 8%에 진입했고,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도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해 바닥을 친 경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데다 계속되는 유럽 재정위기와 환율,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내외 복병이 적지 않아 낙관하긴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이 4일 발표한 '1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대 경제성장률은 2002년 4분기 8.1% 이후 7년 3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 분기 대비 성장률도 속보치보다 0.3% 포인트 높아진 2.1%를 기록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제조업이 전 분기에 비해 4.2% 높아졌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7% 늘어난 것으로 2000년 1분기 26.8%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실질 GNI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 증가했다. 민간 소비는 전년 동기보다 6.3%, 설비투자는 29.9% 늘어나는 등 생산과 소비, 투자가 골고루 경기 회복을 이끌었다.
그러나 각종 지표의 호조세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호주머니 사정은 여전히 기대에 못 미치는 형편이다. 체감 경기와 호주머니 사정을 보여주는 실질 GNI는 8.9% 증가했지만, 이는 지난해 1분기 실질 GNI 증가율이 전기 대비 0.7%, 전년 동기 대비 -5.4%를 기록한 데 따른 반작용이라는 것. 한국은행은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 무역손실 규모가 작년 4분기 5조4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 8조1천억원으로 커지면서 1분기 실질 GNI 증가율(전기 대비)이 실질 GDP 성장률을 밑돌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세가 빠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올해 연간 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전망치 5.2%를 웃돌 것으로 예상돼 물가 불안과 인플레이션 등이 우려되는 것. 향후 경기가 '둔화' 쪽에 무게 중심이 쏠리는 점도 이유다. 남유럽의 재정위기와 중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경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며 국내적으로 건설, 부동산 분야도 상당히 좋지 않은 탓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경제는 성장세는 지속하지만 강도는 둔화할 것"이라며 2분기에는 전기 대비 1.0% 이하의 성장률을 보일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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