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필름통] 환경보호 나선 제임스 카메론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멕시코만 원유 유출 사고와 관련해 분개하는 발언을 했다. '타이타닉' '어비스' 등을 제작하면서 터득한 기술을 원유 유출을 막는데 도와주고 싶었는데 석유 메이저인 BP가 이를 거절했다는 것이다.

3일 NBC 방송 등 미 언론에 따르면 캐머런 감독은 2일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디지털기술회의에서 "지난 수주 동안 여러분처럼 멕시코만에서 일어난 일을 보고 얼간이 같은 사람들이 뭘 하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생각했다"며 BP에 원유 유출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정중하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카메론은 해저 심해 로봇 원격조정 기술 전문가다. 심해 외계 생명체와의 조우를 그린 '어비스'와 타이타닉호 침몰을 그린 '타이타닉'을 제작하면서 그는 전문가 뺨치는 성과를 거두었다. '타이타닉' 호의 경우 그의 심해 로봇에 의해 침몰된 타이타닉호의 전모가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그는 현재 멕시코만 원유 유출 지점보다 더 깊은 곳에서도 로봇을 이용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일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워싱턴에서 원유 유출을 막는 해법을 찾으려고 전문가들을 초청한 회의에 참석해 원격으로 조종할 수 있는 로봇을 이용한 해법을 제시했다. 카메론 감독은 그러나 그의 제안을 백악관에 전달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40일 넘게 기름을 바다에 콸콸 쏟아내고 있는 최악의 지구 재앙을 보다 못한 그가 나섰지만, 외면당한 셈이다.

카메론 감독은 현재 환경운동가로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브라질 정부가 아마존 싱구강에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벨로 몬테 댐 건설을 추진하자 원주민과 함께 반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이 댐이 영화 '아바타'에 나온 대로 원주민의 문화와 자연을 희생시키려는 문명 진화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하면서, 원주민 복장을 하고 반대에 나섰다.

환경에 관심을 갖는 것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일이다. 지난해 6월 사망한 마이클 잭슨도 콘서트 '디스 이즈 잇'을 계획하면서 중요한 환경 메시지를 담았다. 영화 '아바타'와 흡사하게 아마존의 밀림을 훼손하는 현장을 고발하면서 그의 곡 '어스 송'(Earth song)을 부른다.

지구환경 보호는 영화인뿐 아니라 모든 지구인들이 지켜야 할 책무이다. '어스 송'에서 마이클 잭슨은 '우우~'라는 동물 울음소리를 낸다. 인간 또한 지구의 품속에 안긴 일개 생명체일 뿐이라는 것을 잘 보여준다.

김중기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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