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2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던 1986년 멕시코 월드컵과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뛴 경험이 있는데, 한국 축구가 그동안 7회 연속(총 8회) 월드컵 본선에 나가면서 크게 성장했음을 실감한다. 내가 출전할 당시 대표팀은 역대 최강의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남아공 대표팀도 역대 최강이란 말을 듣기에 충분하다. 1986년에는 해외 경험이 있는 선수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한 차범근 감독 한명뿐이었지만 이번 대표팀에는 현재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선수가 10명이나 된다.
이런 점을 감안해 후배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은 자신감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우리도 이제 충분히 경쟁력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실제 우리 대표선수들은 해외 프로무대에서의 경험을 살려 강팀과의 대결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경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월드컵을 앞둔 평가전에서 한국이 껄끄러운 상대 일본과 아프리카의 강호 코트디부아르를 이기고 '세계 최강' 스페인에 아쉽게 진 것만 봐도 한국이 강팀을 상대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했음을 알 수 있다.
허정무 감독의 조련아래 착실히 준비해온 우리 대표팀이 이번에는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의 국민적 숙원을 풀어 줄 것으로 믿는다. 언론 등에서 16강 진출 전망을 물으면 50대50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 이번에는 그 가능성이 더 높다.
후배들은 무엇보다 국가대표라는 사명감으로 정신무장을 해야 한다. 개인적인 기량만 믿고 눈에 띄려는 플레이를 한다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지나친 흥분과 욕심은 금물이다. 골을 넣었다고 방심하거나 심판이 보지 않을 때 상대로부터 거친 몸싸움을 당해도 냉정해야 한다. 월드컵에서 심판의 판정이 점점 엄격해지고 있다는 것도 명심해야 한다. 어설픈 백태클과 눈속임 동작 등 불필요한 행동으로 패전의 빌미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또 우리 공격수들은 골 기회가 많이 주어지지 않는 만큼 잡은 기회를 확실히 살리는 골 결정력을 보여주길 바란다.
국가대표와 프로 팀에서 코치, 감독을 하면서 같이 활동한 박지성과 김동진, 안정환, 조용형 등이 뛰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박경훈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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