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일찌감치 퇴직해서 상가 임대료나 받으며 생활할까?"
예전 같으면 고개를 끄덕였을 이런 생각이 요즘에는 꽤 위험한 발상이 됐습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상권이 이동하면서 예전만큼 임대료 수익을 올리기 힘든 탓입니다. 자칫 임대가 잘 되지 않으면 상가를 처분하는데도 애를 먹고, 장기화 조짐을 보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만족할 만큼 임대수익률을 올리기도 어렵습니다.
일찌감치 은퇴해 퇴직금과 모아둔 돈을 모두 상가에 투자하려던 이현우(가명'52)씨도 처음부터 다시 노후 계획을 짜야 할 형편입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이씨의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부동산에 올인한 노후대책은 위험해
은퇴를 앞둔 이씨는 지금까지 모은 돈 3억원과 퇴직금 예상액 2억원을 합해 5억원으로 상가를 구입해 노후대책을 준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에 자산의 전부를 투자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 만약 5억원을 상가에 투자한다면 임대료로 매월 250만원(상가 임대수익률 6% 가정)을 받을 수 있어 당장 퇴직을 하더라도 평생 돈 걱정은 없을 듯하다. 그러나 찬찬히 뜯어보면 문제점이 많다. 우선 매월 250만원의 임대료는 공실 없이 평생 동안 임대가 잘 되는 것을 가정한 것이다. 만약 경기침체나 상권의 이동 등으로 임대가 원활하지 못할 경우 월 소득이 끊겨 노후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만약 임대가 잘 되지 않을 경우 상가의 처분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산 중 일부를 부동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은 괜찮지만 전 재산을 부동산에 올인하는 것은 자산관리를 할 때 금기시된다. 그 다음은 상가 등 부동산에 대한 전망도 검토해 봐야 한다. 먼저 상가 임대수익은 금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금리가 낮아질수록 상가의 임대수익률도 같이 낮아지기 마련이다. 저성장시대로 진입한 우리나라 경제는 IMF와 최근의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양극화와 중산층의 위기는 상가 임대의 어려움을 동반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의 상가투자는 과거와 달리 극심한 차별화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고령화 시대, 가능하면 은퇴시기 늦춰야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주역이었던 베이비부머들의 은퇴가 올해부터 시작된다. 그러나 최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베이비부머들의 은퇴 후 생활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로 노후준비의 미흡 때문이다. 지금 은퇴하는 베이비부머의 평균 재산이 부동산을 포함해서 약 3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 돈으로 은퇴 후 25~30년을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나마 이씨는 퇴직금을 포함하면 총재산이 7억6천만원에 달해 사정이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이씨는 그동안의 직장 생활에 지쳐 은퇴를 3년 정도 앞당겨 올해 퇴직하기를 원한다. 금융자산 3억원과 퇴직금 2억원으로 상가를 구입하면 은퇴 후 노후생활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씨의 부인은 반대를 하고 있다. 만약 이씨가 3년 후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85세까지 노후 생활비로 매월 200만원을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노후준비자금으로 7억9천만원(은퇴 후 금융자산 운용수익률 5%, 물가상승률 3% 가정)이 필요하다. 노후생활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3년이나 퇴직을 앞당긴다면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3년 동안 최소 생활비 200만원만 가정해도 7천200만원이 더 들어가고, 매월 500만원의 월급을 받고 있는 이씨가 3년 동안 벌어들일 돈만 1억8천만원에 달한다. 따라서 힘들겠지만 고령화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은퇴를 최대한 미루는 것이 좋다. 물론 은퇴 후에도 일자리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겠다.
◆노후대책은 연금자산을 준비해야 안정적
이씨는 지금까지 노후준비라곤 국민연금이 전부다. 좀 더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하기 위해선 아쉬운 대목이다. 노후준비 수단으로는 연금이 첫번째로 꼽힌다. 국민연금과 기업연금, 그리고 개인연금을 합쳐 3층 보장이라고 한다. 연금자산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죽을 때까지 월급을 받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단지 100만원이라도 매월 일정한 돈을 평생 동안 받을 수 있다면 그야말로 노후에 큰 보탬이 된다. 미리 연금상품을 준비하지 못한 이씨는 지금이라도 일시납 변액연금보험에 1억원을 가입해 연금자산을 만들기를 권한다. 변액연금보험은 주식에 투자하면서도 연금으로 지급받는다면 납입한 원금을 보장받을 수 있어 수익성과 안정성을 동시에 노릴 수 있다. 만약 이씨가 변액연금보험에 1억원을 10년간 묻어놓고 62세부터 연금으로 받는다면 매월 86만원(투자수익률 8% 가정)을 연금으로 받게 된다. 국민연금 수령액 90만원을 합치면 매월 176만원을 평생 동안 받을 수 있어 노후생활의 안정장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투자의 성패, 수익률이 아니라 위험관리
이씨는 지금까지 정기예금밖에 할 줄 몰랐다. 투자경험이라곤 2007년 펀드 열풍이 불 때 차이나펀드에 조금 투자한 것이 전부다. 그것도 손실을 경험하면서 투자상품에 대한 인식도 좋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저금리, 고령화 시대를 살아가기 위해서는 투자를 회피해선 안 된다. 다만 이씨처럼 투자경험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처음부터 무리하게 투자상품을 가입하기보다는 총자산의 10% 정도를 투자하면서 투자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쌓고 난 뒤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우선 2천만원을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다만, 안정성을 중시해서 배당주 위주의 상품을 구성하는 것이 좋겠다.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투자란 최소한 자신의 원본을 지키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투자의 성패는 남들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특정 자산군의 기대수익률 정도를 올리면서 위험관리에 치중해 손실 가능성을 최대한 줄이는 데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투자라고 무조건 위험한 것은 아니다. 분산, 장기투자의 원칙을 잘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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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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