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와 군위'칠곡이 경계를 이루는 칠곡군 가산면 유학산 자락에 있는 학림초등학교는 전교생이 60명 안팎인 작은 산골 초등학교였다. 매년 입학생이 줄어들면서 학교가 존폐 위기에 처해 있었으나 학부모와 동창회, 그리고 지역사회가 힘을 모아 폐교가 되는 것을 막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학림초등학교가 이 지역 주민들이 교류하는 사랑방이자 문화의 중심지였기에 주민 모두가 학교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특히 지난해 3월 교장이 새로 부임해 오면서 작은 학교의 장점을 살린 교육 특성화 프로그램을 운영한 결과 경북에듀탑 공모전에서 행복부문 최우수학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이 같은 사실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 63명이던 재학생이 81명으로 늘어났으며 3명이던 유치원생도 14명으로 늘어나는 등 '떠나가는 농촌학교'가 아닌 '돌아오는 농촌학교'로 바뀌고 있다. 이달 4일 밤 전교생과 주민 200여명이 한자리에 모인 가운데 열린 '학림 별빛축제'는 이를 자축하고 학교를 더 발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 행사였다.
별빛 찬란한 밤, 구미시음악회 회원들이 '내 마음의 강물' 등 아름다운 화음과 선율을 들려주자 가곡을 직접 접할 기회가 없었던 산골 학생들과 주민들은 깊은 감흥에 젖어들었다. 이어서 어머니들이 차밍댄스와 밸리댄스 등 다이어트를 위해 틈틈이 익힌 춤솜씨를 뽐냈으며, 어린이들이 방과후 교육을 통해 익힌 에어로빅과 스포츠댄스를 발표할 때엔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고 모닥불이 타오르는 운동장에서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한데 어우러져 손에 손을 잡고 운동장을 돌 때는 모두가 '학림가족'으로 하나가 되었다. 촛불을 켜놓고 선생님께 말썽부린 일과 부모님을 힘들게 한 일들을 반성하는 시간을 가졌을 때엔 어린이들과 어른 모두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축제는 마을의 어르신들을 모신 가운데 정성껏 차린 음식과 술을 대접해 바쁜 농사일로 한동안 자주 만나지 못한 주민들이 자식자랑이며 세상살이 이야기로 밤 깊은 줄을 몰랐다. 학림초등학교 문정욱 교장은 "야간 학림학교마을도서관 운영과 별빛축제 등과 같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하는 문화행사를 통해 학교와 주민 사이의 유대를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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