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수능'이라 불리는 6월 모의평가가 이틀(10일) 앞으로 다가왔다. 6월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시험을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험이다.(표참조) 올해 수능시험의 전체 난이도와 새로운 유형 출제 경향, EBS와의 연계 출제 등 수능 출제 전반의 흐름을 알아볼 수 있다. 또 수험생들에게는 영역별 수능 학습에 대한 중간 점검을 통해 남은 기간 동안 무슨 영역(과목)을 어떻게 공부할 지 해답(선택과 집중)을 얻는 중요한 기회다. 특히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평가원 모의평가는 실제 수능 성적을 예측할 수 있는 가장 신뢰도 높은 지표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입시전문가들은 이보다 잘못된 생각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모의고사란 문자 그대로 실제 수능시험과 비슷한 형식과 내용으로 연습 삼아 쳐보는 시험을 일컫는다. 연습 삼아 치는 시험이라면 점수가 좋고 나쁨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모의고사는 현재 수험생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하여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평가원 모의고사를 앞두고 모의고사에 임하는 자세와 그 결과를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평가원 모의평가도 다른 모의고사와 마찬가지로 연습으로 치는 시험일 따름이다. 해마다 6월 평가원 모의평가 성적이 좋지 않다고 좌절하여 그 이후로 공부를 거의 포기하는 바람에 입시에서 실패한 수험생들이 많다. 수험생이나 학부모 모두는 진짜 승부는 11월 18일이며 남은 기간 각자의 노력 여하에 따라 상전벽해의 대변화가 여러 차례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평가원 모의평가의 의미=고3 재학생은 평가원 모의평가를 통해 올해의 수능시험 출제경향과 난이도를 체감하는 기회를 가진다. 일반적으로 6월 평가원 시험이 어려우면 9월 시험은 다소 쉽게 출제되며 그 역도 마찬가지이다. 평가원은 6월과 9월에 실시하는 두 차례 모의고사의 난이도를 참고하여 실제 수능시험의 난이도를 조절한다. 교육과정평가원은 두 차례 모의고사를 통해 수리 '가'와 '나', 사회탐구, 과학탐구, 제2외국어 영역에서의 과목별 난이도를 상호 조절하려고 한다. 수리 '가'와 '나'의 격차는 교차지원시 유불리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평가원 모의고사를 통해 EBS 교재와 수업이 어떻게 반영되느냐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지난해까지는 모의평가가 끝나고 난 뒤 EBS 측이 밝힌 반영 비중을 일반 수험생들이 체감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고 실제 수능에서도 그 경향은 그대로 이어졌다. 올해는 과거와는 달리 좀더 구체적으로 방송교재를 반영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험생들은 주의를 기울여 반영 방법과 반영 비율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모의고사 활용 이렇게 하자=모의고사는 수험생이 자신의 객관적 위치를 파악하고 취약점을 파악하여 학습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수단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그러나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모의고사에 너무 민감하다. 심지어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모의고사가 주는 충격과 좌절감 때문에 생활의 활력과 하고자 하는 의욕을 상실하고 방황한다. 고3은 어쨌든 평균 한 달에 한번 꼴로 모의고사를 치러야 한다. 시험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면 생산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아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에 웃고 울다 보면 남은 시간이 그냥 훌쩍 지나가 버린다.
▶도전적인 자세로 임해야=모의고사를 치른 후 가채점을 할 때 상위권 학생은 5~15점, 중하위권 학생은 10~25점 정도까지 더 맞을 수도 있었는데 실수로 틀렸다며 억울해 한다. 그 억울함은 궁색한 변명이 아니다. 풀이 과정에서 조금만 신중하고 적극적이었다면 정말로 맞출 수 있었던 문제이다.
실수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스포츠에서 최선의 수비는 공격이라고 말한다. 문제풀이도 마찬가지이다.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불안감 때문에 위축되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렵다. 어려운 문제라도 할 수 있다는 자세로 적극적으로 대하면 자신도 모르게 풀리는 경우가 많다. 수험생에게 있어서 컨디션이 좋은 날이란 자신감을 가지고 문제 풀이에 임한 날이다. 자신감을 가지면 판단이 애매한 보기 중에서 맞는 답을 고를 수 있는 확률은 훨씬 높아진다.
▶문제풀이에 몰입하는 훈련=많은 수험생들이 문제를 보기도 전에 목표 점수를 정해놓고 시험에 임한다. 그러기 때문에 조금만 어려우면 당황하여 자기 실력보다 더 망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다. 시험이란 상대평가이다.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그러므로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목표점수 획득 여부를 계산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수학 시간에 종료 시간이 5분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직 한 문항을 못 푼 경우를 가정해 보자. 어떤 학생은 너무 초조해서 문제 풀이에 몰두하지 못하고 시계만 보다가 답안지를 낸다. 또 어떤 학생은 시간을 의식하지 않고 문제풀이에만 집중한다. 이 학생은 풀이를 하고도 시간이 1, 2분 남을 수 있다. 5분이라는 시간은 엄청나게 긴 시간이라는 사실을 경험해 본 사람은 안다. 시험을 치르는 과정에서 수험생은 몇 점 맞을 것인가에 신경 쓰지 말고 폭발적인 집중력으로 문제 풀이에 몰두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모의고사와 부모의 자세=본격적인 하절기가 시작되면서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가만히 있어도 피곤하다며 고통을 호소한다. 계절적 요인에다 기대하는 성적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데서 오는 불안감과 좌절감은 생활의 활력과 학습의욕을 잃게 하기도 한다. 상당수의 수험생들은 지나치게 예민해지며 그 중 일부는 감정을 폭발시킬 대상을 찾기도 한다. 이 시기에 부모가 지나치게 잔소리하거나 간섭을 하면 반항심에서 책을 놓아버리는 학생도 있다. 지금이야말로 부모의 따뜻한 배려와 집안의 여유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
모의평가를 실시하는 날도 자녀를 평상시와 같이 대하는 것이 좋다. 수험생은 말하지 않아도 시험에 대한 부담을 가지고 있으며 잘 치고자 하는 적극적인 의욕을 가지고 있다. 시험을 잘 치라는 말은 필요하지 않다. 이런 말은 오히려 수험생을 소심하게 만들거나 불안하게 할 수 있다. 또한 시험을 친 후 설혹 기대만큼 점수가 나오지 않았다 할지라도 학생을 질책하거나 실망하는 기색을 보여서는 안 된다. 점수가 좋으면 더욱 신나게 공부하라고 격려하고 좋지 않으면 연습으로 치는 시험이니까 너무 상심하지 말라고 위로해 주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 모의고사 점수에 지나치게 민감한 학생 뒤엔 모의고사에 민감한 부모가 있는 경우가 많다. 연습에서 지나치게 지치고 상처받으면 실전을 그르칠 가능성이 높아진다. 수험생이 시험을 칠 때 자신 있는 태도를 끝까지 유지하기 위해서는 평소 부모의 자세와 가정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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