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 드리워진 유럽발 먹구름이 숙졌다 불거지길 반복하며 금융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남유럽발 재정위기가 동유럽을 거쳐 유럽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미국의 고용 지표 부진 등 세계 경제 회복세가 더뎌질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문제가 해결 국면에 진입할 올 하반기에야 금융시장이 해외 악재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걷히지 않는 유럽발 먹구름
세계 증시는 이틀째 힘없이 추락했다. 미국 증시는 미국 의회 산하기관인 금융위기조사위원회(FCIC)가 골드만삭스에 소환장을 발부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16% 하락한 9,816.49를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2.04% 떨어졌다. S&P500 지수도 전일 대비 1.35% 내려갔다. 유럽 증시는 재정 위기 부담을 떨쳐내지 못했다. 영국 FTSE100 지수는 전일 대비 1.11% 떨어졌고, 프랑스 CAC40 지수와 독일 DAX지수도 각각 1.21%와 0.57%가 떨어진 채 장을 마감했다.
국내 증시도 세계 증시 하락의 영향권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96포인트 내린 1,635.01로 장을 시작한 뒤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1원 오른 1,244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도 전일 대비 80.20p(0.84%) 내린 9,440.60으로, 토픽스 지수는 전일 대비 5.83포인트(0.68%) 하락한 853.38로 개장했다.
◆빨라야 7월은 돼야 안정될 듯
국내 금융기관의 헝가리에 대한 익스포저(채권 등 위험노출액)와 수출 규모가 미미한데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데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와 세계 경제의 회복세 둔화 가능성 때문이다. 주요국의 적극적인 재정 지출로 금융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그에 따른 재정 부담이 유럽 재정위기 우려의 토대를 형성했고, 미국의 경우 고용으로 대표되는 민간 부문의 회복이 더디다는 점에서 유럽발 악재의 체감 강도가 커졌다는 것이다. 재정부는 "헝가리의 재정상 어려움이 커지고 동유럽으로 파급될 경우 유럽과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의 재정위기가 번지면 유럽 전체의 수요가 위축돼 동유럽 실물 경제가 타격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동유럽 전체의 채무 규모는 1조2천127억달러로 스페인의 1조1천469억달러를 웃돈다. 동유럽 전체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유럽 지역 금융기관들의 손실은 막대한 규모가 될 수 있다는 것. 동유럽지역에 대해 많은 채권을 갖고 있는 국가는 오스트리아(2천321억달러), 이탈리아(1천606억달러), 프랑스(1천410억달러), 독일(1천393억달러) 등이다. 동유럽 재정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들 나라가 연쇄적으로 타격을 받게 되고 최악의 상황에는 유럽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발 악재가 짧게는 다음달, 길게는 하반기 내내 국내 금융시장을 괴롭힐 것으로 보고 있다. 대우증권 김학균 팀장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 만기가 몰린 6, 7월 이후에야 우려의 완화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하이투자증권 박상현 투자전략팀장은 "유럽발 재정리스크의 여파가 하반기, 특히 3분기 국내 경기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내 경기가 최소한 3분기까지 조정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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