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작가 김영갑은 1982년 제주도 사진 작업을 하던 중 그곳에 매혹돼 1985년 아예 그 섬에 정착했다. 그는 노인과 해녀, 오름과 바다, 억새 등 제주의 모든 것을 카메라에 담았고 섬의 '외로움과 평화'를 찍는 그의 사진 작업은 수행이라 할 만큼 열정적인 것이었다.
그는 갑자기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2002년 폐교를 개조해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의 문을 열었다. 이 책은 그의 5주기를 추모하며 시인, 변호사, 가수, 기자, 교사 등 그를 사랑했던 사람들이 글을 쓰고 그의 사진을 엮어 낸 책이다. 여러 사람들의 삶에 단편적으로 불쑥 등장하는 사진가 김영갑은 러시아 레닌그라드에서 러시아 소녀의 무너져 내리는 순정을 우울해하기도 하고 제주의 아름다움을 열정적으로 소개하기도 한다.
'몸은 점점 굳어가도 해야 할 무엇인가가 있는 하루는 절망적이지 않다'고 했던 사진 작가가 파노라마 사진에 제주의 풍경을 담아내는 동안 그의 곁을 함께했던 많은 사람들은 저마다의 가슴에 김영갑의 순수하고 소박한 추억들을 만들어갔다.
그가 사랑한 제주의 빛과 바람이 고스란히 담긴 그의 사진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제주의 속살을 보여준다. 미발표 유고 사진 70여점이 함께 실려 있다. 244쪽, 1만3천500원.
최세정기자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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