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 선비정신, 국악 뮤지컬로 느낀다

향산 이만도 선생의 충과 의를 담은 실경 스토리텔링 국악뮤지컬
향산 이만도 선생의 충과 의를 담은 실경 스토리텔링 국악뮤지컬 '락, 나라를 아느냐?'

경술국치 100년. 국치의 치욕과 울분을 자정순국으로 전하려했던 향산 이만도 선생의 '충'과 '의'를 담은 실경 스토리텔링 국악 뮤지컬 '락(樂), 나라를 아느냐?'가 13일 안동댐 민속촌 동산서원에서 첫 공연된다.

향산선생의 자정순국 100주년을 기리는 이 작품은 진정한 선비정신과 애국애족이 무엇인지 전하고 있다.

이 작품은 안동시와 안동국악단(단장 전미경)이 지난해 제작해 전국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실경 뮤지컬 '450년 사랑'에 이어 두 번째 개발한 창작 뮤지컬.

격동의 일제압제와 강제늑약, 국권회복과 광복에 이르는 현대사의 한 가운데서 안동지역의 유림들과 민초들이 보여 준 의(義)를 바탕으로 한 충(忠)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를 향산과 며느리 김락을 통해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특히 이 작품은 고택 등 안동지역이 갖고 있는 장소형 문화콘텐츠를 활용하는 문화자원으로 가능성과 스토리자원이 밀집된 안동 공연문화산업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로 안동시민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청소년들의 국가관이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시점에 국가의 정체성과 나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확인하는 내용을 노래와 무용 그리고 연기를 통해 뮤지컬 장르로 만든 80분짜리 실경 뮤지컬이다.

이 작품속에는 석주 이상룡, 백하 김대락 등 안동지역 독립지사들의 만주벌에서의 독립활동이 독립군가와 군무로 표현되고, 을사늑약 소식에 향산 이만도는 국사봉에 올라 늑약의 폐기를 외치며 오적의 잔당들을 침하라는 상소를 올린 후 24일간의 처절한 단식 끝에 자정순국하는 100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간다.

또 일제의 혹독한 감시하에 독립운동에 나선 향산의 며느리 김락의 독립운동 활동과 일제의 고문으로 두눈을 잃어버린 암울함속에서도 독립을 희망하는 노래로 의지를 불태우는 등 김락 여사가 겪은 처절한 고통과 시련 등 일제강점기를 통해 안동사람들의 선비정신과 의로움의 바탕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작품의 스토리텔러는 안동의 향토문화 전문가 김성규(안동공고 교사)씨가 변사 역을 맡아, 자연과 인간을 사랑하는 태평성대의 땅에 들이닥친 을사늑약, 전국에서 처음으로 24일간의 단식으로 일제에 저항했던 향산 이만도 선생의 자정과정, 그 후 전국에서 70여분이 굶어 죽거나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건들이 일어났던 시대적 배경을 해설과 더불어 보여준다.

안동대 김희곤 교수의 논문을 바탕으로 이준방(안동공고 교사) 선생이 썼고, 각색·극본·총감독은 실경뮤지컬 '450년 사랑'을 연출했던 안동영상미디어센터 김준한(경북문화콘텐츠정책포럼 위원장) 이사장이 맡았다.

김준한 이사장은 "국난이 있을 때는 나라를 먼저 생각했던 안동의 '의'를 국치 100년을 맞은 지금에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뮤지컬이 될 것"이라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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