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대구경북에서 주택건설 물량이 크게 감소한 가운데 새로 공급될 주택 중 아파트보다 다가구·연립 등 다른 형태의 주택 비중이 더 높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신규 공급 물량 중 아파트 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주택건설업계는 주택경기 침체에 따른 아파트 신규 분양사업이 부진한데다 주거트렌드가 실수요 중심으로 옮겨가면서 이 같은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규 주택, 다가구·다세대가 아파트보다 많아
올 1~4월 국토해양부의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 통계를 분석한 결과, 대구경북의 경우 단독·다가구·다세대, 연립 등 아파트 외 주택의 비율이 아파트를 역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아파트 물량이 크게 줄면서 전체 인허가 실적은 감소했지만, 아파트 이외 주택은 지난해보다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대구에서는 올 들어 4월까지 아파트 물량이 260가구로 지난해(657가구)보다 60% 줄었지만, 아파트 외 주택은 336가구로 지난해(163가구)의 2배에 이른다. 경북의 경우 올해 아파트 물량은 488가구로 지난해 3천125가구보다 84.4% 감소한 반면, 아파트 외 주택은 2천205가구로 작년(2천81가구)에 비해 6%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인·허가 물량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율이 대구의 경우 지난해 80%에서 올해 44%로 떨어졌고, 경북에서도 지난해 60%에서 18%로 하락해 아파트 외 주택 비율이 아파트를 크게 앞서는 일이 벌어졌다.
전국적으로도 올해 아파트 물량은 3만826가구로 지난해보다 19.5% 증가한 반면 아파트 외 물량은 1만9천505가구로 73.2% 늘었다. 이로 인해 아파트 비율이 지난해 61%에서 올해 52%로 떨어졌다. 수도권에서 이 비율은 지난해 71%에서 60%로 줄었다.
이에 대해 주택건설업계는 "미분양 아파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대구경북에서는 건설사들이 신규 아파트 사업을 주저하고 있는 반면, 최근 수요가 일고 있는 다가구 및 다세대 주택 등 임대사업용 주택에 대한 공급이 증가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대구 -27% 경북 -48% 감소
올 들어 4월까지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대구의 경우 596가구로 지난해 동기(820가구)보다 27.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은 2천693가구로 지난해(5천206가구)보다 48.3% 떨어졌다. 16개 시·도 가운데 경북은 충북(51.9%)에 이어 두번째로 감소율이 높고, 대구는 인천(34.1%)에 이어 네번째로 높은 감소세를 보였다.
반면 전국 실적은 7만625가구로 전년(5만331가구)보다 40.3% 증가했고, 특히 수도권(서울·인천·경기)은 4만2천751가구로 전년(2만5천721가구)에 비해 66.2% 늘었다. 지방 전체의 경우도 2만7천874가구로 전년보다 13.3% 증가했다.
A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에서 주택경기가 침체됐다고 야단인데, 대구경북에 비해선 그래도 시장상황이 나은 편이다"며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대구경북 주택시장의 침체 정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지표"라고 지적했다.
올 들어 대구경북의 월별 실적을 보면, 대구는 1월 312가구, 2월 65가구, 3월 89가구, 4월 130가구이다. 경북은 각각 557가구, 418가구, 932가구, 786가구로 집계됐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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