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지방선거 뒤 불어닥친 한나라당 '쇄신풍(風)'이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 쇄신하자는 뜻은 같은데 말은 전부 달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우려가 벌써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초선의원들은 9일 국회에서 18대 국회 개원 뒤 첫 전체 초선 모임을 갖고 당 혁신 방안을 논의했다. 전체 89명 중 58명이 모였다. 이날 자리에서 의원들은 청와대 인적 쇄신, 당내 계파 갈등 해소,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 쇄신안을 쏟아냈으나 먼저 해결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중지를 모으지 못했다.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정옥임 의원이 "쇄신을 주장하는 분들은 '나는 순결한데 청와대와 당 중진들이 잘못해서'라는 식으로 말한다"고 하자 권영진 의원은 "초선들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듣더라도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정욱 의원이 "쇄신을 위해 초선 스스로 '탈계파 선언'으로 근본적 갈등 구조부터 해소하자"고 하자 한 의원은 "계파 존재는 자연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탈계파 선언은 잘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재선 의원 18명도 이날 의원회관에서 모임을 갖고 쇄신 방안을 논의했다. 김정훈 의원은 모임 직후 "민심이반에 대해 당·정·청 모두 책임이 있으니 반성하자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말했다. 재선의원들은 10일 또 회의를 하고 쇄신·비대위 운영과 전당대회 개최 시기 등을 놓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그러나 토론만 있었지 결론은 없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9일 국정쇄신안 건의를 위해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시도했으나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서는 "항상 나왔던 '판박이 쇄신안'이 반복되고, 쇄신하자면서 싸우는 모습도 과거와 다를 바 없다"고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그냥 저러다 말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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