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국제 금시세가 급등하면서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9일 순금 한돈(3.75g)의 시세는 20만200원으로 전날에 비해 또 3천850원 뛰어올랐다.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이다. 2007년 순금 한돈 가격이 7만원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배 가까이 상승한 셈으로 1년 전에 비해서도 20% 이상 치솟은 금액이다.
금값이 급등하면서 귀금속업체들은 죽을 맛이다. 벌써 몇 년째 금값이 고공행진을 계속하면서 거래가 눈에 띄게 준 데다 최근에는 연일 최고치 경신을 이어나가면서 아예 거래가 뚝 끊긴 것.
금은방 관계자는 "예전에는 그나마 금을 팔려는 사람이라도 간간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마저도 없어 하루에 손님 한두 명 보기가 어렵다"며 "귀금속을 장만하려는 고객은 아예 없고, 금을 팔려는 사람들도 벌써 몇 년째 금값이 치솟으면서 대부분 다 처분을 한 것 같다"고 푸념했다.
대구 중구 동성로의 한 귀금속매장 측은 "인건비를 건지기는커녕 전기세 내는 것조차 아까워 아예 점포 문을 닫으려고 했지만 계약기간이 남아있어 그마저도 되지 않는다"며 하소연했다.
금값이 '금값'이 되면서 돌반지를 선물하던 풍토도 사라지고 있다. 돌반지 하나 가격이 20만원을 훌쩍 넘어서다 보니 반돈짜리도 부담스러워진 것. 이 때문에 시중 금은방에서는 '반 반 돈'이라고 불리는 4분의 1돈 돌반지가 등장했다.
도금업체들도 일거리가 뚝 끊기면서 일손을 놓고 있다. 대구 서구 이현동의 한 도금업체 관계자는 "지난해보다 금값이 20% 이상 오르면서 예전에는 도금을 하기 위한 재료를 구입하는데 500만원이 들었다면 지금은 600만원을 들여도 부족하다"며 "워낙 수지가 안 맞아 차라리 일을 하지 않는 편이 이득"이라고 했다.
한편 이 같은 금값의 급등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금거래소 측은 "유럽발 금융위기가 상존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건설업 붕괴위험에 따른 신용경색 우려가 있어 당분간 금값은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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