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정치권, 최고위원직 도전으로 '위상 회복' 모색

국회부의장직 날리고 한나라 주요 당직서도 소외

충격적인 국회부의장 도전 실패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최고위원직에 도전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어 성사 여부가 주목된다.

한나라당 내부에서 국회직은 물론 당직에서도 '대주주'격인 대구경북이 소외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앙무대에서의 지역정치권의 발언권 축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표나 최고위원 그리고 원내대표 등 한나라당 내 주요 당직에서 대구경북 출신을 찾아볼 수 없는데다 국회직에서도 의장단 진입 실패는 물론 상임위원장 자리에서도 김성조 기획재정위원장 외에는 이렇다 할 역할을 맡은 인물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지역 한나라당의 정치권 내 현주소다. 주호영 특임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장관이 지역목소리를 내각과 청와대 등에 전달하는 역할을 겸하고 있지만 현직 장관이라는 점 때문에 당내 정치적 역할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자 주성영, 김태환 의원 등 대구와 경북의 두 재선의원이 최고위원 출마를 통한 지역정치권 활로 모색에 나서고 있다. 주 의원은 10일 "국회부의장 사태를 겪고난 후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전당대회 출마를 포함해서)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경북의원들은 물론 여러 사람들로부터 많은 이야기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도 이날 "지역정치권의 위상 추락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오가고 있는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지역 몫 최고위원을 반드시 배출해야 한다는 여론은 물론, 당선 가능성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열린 전당대회에서 김성조 의원이 친박계 및 대구경북 정치권을 대표해서 최고위원 경선에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그래선지 그때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내부 전열 정비가 먼저라는 지적도 있다. 지역 몫의 한 자리를 찾아 도전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국회부의장 도전 실패의 상처가 치유되지도 않은 시점이라는 것을 감안, 좀 더 신중하게 처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모래알같이 흩어져 있는 지역정치권이 개인의 영달이라는 소아(小我)를 버리고 지역 발언권 확대라는 대의(大義)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부터 먼저 보여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게다가 무엇보다 최고위원은 지역대표성이라는 명분보다도 친이와 친박 등 계파 간 역학관계에 따라 당락이 결정된다는 점을 무시할 수도 없다. 주호영 장관은 이와 관련 "당내 최고의결기구에 지역을 대표하는 인사가 없다는 점이 아쉽다"면서도 "지역에서 누군가 나설 거라면 계파(친박)의 대표성이라는 측면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먼저 그런 논의의 틀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주 장관은 이어 "대구경북에만 친박계 인사가 포진해 있는 것이 아니며 다른 지역의 친박계 의원 다수도 최고위원 도전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