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무리 큰 부자일지라도, 그래서 금은보화가 넘쳐날지라도, 결코 나보다 부자가 될 수는 없어요. 내겐 책 읽어주는 어머니가 있으니까요.'(스트릭랜드 길리언 '책 읽어주는 어머니')
'저절로 책을 좋아하게 되는 아이는 거의 없다. 누군가는 아이를 매혹적인 이야기의 세계로 끌어들여야 한다. 누군가는 아이에게 그 길을 가르쳐줘야 한다.'(오빌 프레스콧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아버지')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이들은 책 읽어주는 부모를 좋아한다. 자녀를 키워 본 부모라면 어쩌다 슬쩍 책 내용의 일부를 빼놓고 읽기라도 하면 빠진 내용을 짚어가며 다시 읽어달라고 조르는 아이를 보았을 것이다. 자녀가 원하는 것은 책이 아니라 부모와 함께하는 시간인지도 모른다.
책읽기란 이렇게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세상과 소통하는 길을 터 주는 소중한 습관이다. 학창 시절에 좋은 책을 충분히 접하고, 바른 독서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책 읽어주는 부모가 책 읽는 아이를 만드는 것이다.
칠곡 북삼읍 인평초등학교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주 수요일 아침 독서시간에 진행하는 '책 읽어주는 어머니' 프로그램이 호응을 얻고 있다. 학교 도서관 자원봉사자 중 희망자로 구성된 책 읽어주는 어머니 모임에서 책의 내용과 아동의 발달상황 등을 고려해 매월 5권의 그림책을 선정한다. 책이 선정되고 나면 매주 1회씩 갖는 스터디 모임에서 '어떻게 하면 그림책을 효과적으로 읽어줄 수 있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시간을 가진다.
책 읽어주는 어머니 프로그램이 첫 선을 보인 지난달 12일 오전 8시 30분. 자원봉사자 어머니들이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학생들은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어머니들을 바라보았다. 책을 읽기 시작하자 학생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책 내용에 몰입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중간중간 던지는 책 내용 질문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답하려는 모습이었다. 어머니들이 책을 읽어주면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동시에 이루어지는 의사소통이다.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귀를 기울이는 학생들간의 쌍방향 의사소통은 학생들의 배경지식을 활성화시켜 내용 이해에 더욱 도움을 준다.
이렇게 아침 독서시간 20분 동안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난 후 자원봉사자들은 다시 도서관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날 교실에서 있었던 아이들의 호응도나 반응 양상, 그리고 앞으로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스터디를 위해서다. 여러 번의 스터디 끝에 단순히 책만 읽어주는 것이 아니라 책을 읽어주기 전 주의 집중을 위한 손 동작과 배경지식 활성화를 위한 질문 등도 고안해냈다. 또 멀리 있는 학생은 그림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해 책에 있는 그림을 스캔, 슬라이드 파일로 만들어 대형 TV화면을 통해 보여주는 방식도 채택했다.
한 자원봉사자 어머니는 "지속적인 책 읽어주기는 학생들에게 책 읽기의 매력을 느끼게 할 수 있고, 책을 읽어주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는 모든 친구들 사이에 강한 유대감이 생긴다"며 "자원봉사자 또한 단순한 봉사활동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기계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칠곡·조향래기자 bulsajo@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대법원, 이재명 '선거법 위반' 사건 전원합의체 회부…노태악 회피신청
포항 찾은 한동훈 "박정희 때처럼 과학개발 100개년 계획 세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