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이 발표한 천안함 침몰 사건 대응 실태 감사 결과는 우리 군의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사전 경계에서부터 보고, 대응 조치 등 전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과 조작은 과연 우리 군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심케 한다. 천안함 사건 며칠 전 이미 북한 잠수정 관련 정보가 전달됐음에도 군 지휘부는 이를 묵살한 채 대잠수함 대응 능력이 떨어지는 천안함을 백령도 근해에 배치했고 대응 능력 강화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보고 과정에서 빚은 혼선과 군 지휘부의 보신주의는 더욱 심각하다. 침몰하는 천안함에서는 '어뢰 피격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고 해군 작전사령부도 폭발음 청취 등 외부 공격 가능성을 보고했으나 2함대 사령부는 합참 등 상급 기관에 이를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속초함이 미식별 물체에 대한 경고 사격과 격파 사격을 한 뒤 북한 반잠수정으로 판단된다고 보고했으나 2함대 사령부는 '새떼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함정이 침몰한 긴박한 상황에서 새떼 운운했다니 과연 제정신인지 의심스럽다.
합참의장과 국방장관은 사건 발생 49분과 52분 후에 보고를 받았고 합참은 유관 기관들에 긴급상황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국방부는 위기관리반을 소집한 것처럼 장관에게 거짓 보고했고 비상전투태세도 이행되지 않았다. 당연히 해야 할 조치들은 외면하고 면피에만 정신을 판 것이다. 군사기밀 유출도 무분별하게 이뤄졌다.
군은 국가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한다. 그러나 이번 감사 결과를 보면 군 지휘부가 군의 존재 의의를 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군인은 나라를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를 해야 한다. 별은 개인의 명예를 위해 달아준 것이 아니다. 국가 안보보다 출세가 더 급한 군인은 일찌감치 군문을 떠나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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