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LG배 세계기왕전의 8강은 한국 3명 대 중국 5명의 구도로 짜여졌다. 본선 32강전의 부진을 다소나마 만회한 결과다.
7일 열렸던 32강전에서 이세돌, 박정환, 박영훈, 허영호, 이희성, 백대현 등 6명이 탈락했던 한국은 생환한 이창호, 최철한, 김지석, 목진석, 안조영 등 5명이 다시 출전, 거센 중국세를 뚫고 이창호, 최철한, 안조영이 8강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중국은 11명의 선수 중 5명이 8강에 진출해 대회 3연패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9일 경기도 광주시 도척면 곤지암 리조트에서 열린 15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16강전. 첫 승전보는 최철한 9단이 전해왔다. 최철한 9단은 중국의 스위에(時越) 4단을 힘으로 몰아붙인 끝에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두며 2년 연속 8강행을 결정지었다. 지난해에 이어 연속해서 16강에서 만나는 등 이 대회에서만 3년 연속 스위에 4단과 맞대결을 벌인 최 9단은 1패 뒤 2연승을 올리며 상대 전적에서 2승1패로 앞서가게 됐다.
32강전에서 까다로운 상대인 왕시(王傲) 9단을 제압했던 이창호 9단은 퉈자시 3단에게 무난히 앞서며 258수 만에 백 불계승, 8강에 합류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32강전에서 이세돌을 꺾은 구리(古力) 9단을 잡은 안조영 9단의 승리였다. 올 2월에 벌어졌던 2회 비씨카드배에서 구리를 반집 차로 울린 안 9단은 다시 한 번 승점을 올리며 천적으로 자리매김했다. 286수 만에 백 불계승한 안 9단은 비씨카드배에 이어 두 번째 세계대회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반집 승부에 유달리 강해 '반집의 승부사'로 불리는 안 9단은 이 대국도 계가까지 갔으면 반집승이 유력했다는 것이 검토실의 중평이었다.
그러나 목진석 9단은 콩지에(孔杰) 9단에게 역전패당했고 김지석 7단 역시 왕야오(王堯) 6단에게 불계패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본선 8강은 이창호 9단 대 왕야오 6단, 최철한 9단 대 박문요 5단, 안조영 9단 대 멍타이링(孟泰齡) 5단, 콩지에 9단과 후야오위(胡耀宇) 8단의 대결로 열린다. 상대 전적은 최철한 9단이 박문요 5단에게 2승(2007년 19회 TV아시아 본선 1회전, 2008년 제6회 응씨배 본선 8강)으로 앞서 있으며 나머지 선수들은 첫 대결이다. 본선 8강과 4강은 11월 8일부터 중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는 주최국 한국에서 11명이 출전한 것을 비롯해 중국 16명, 일본 4명, 대만 1명 등 모두 32명의 선수들이 출전했다. 주최국인 한국보다 중국이 5명 더 많은 것은 지난 4월 23일 끝난 통합예선에서 중국 선수 11명이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17일부터 23일까지 열린 통합예선에는 343명이 출전해 통합예선 사상 최다 참가인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주최국 한국이 216명으로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했고 중국 55명(중국 기원 39명, 항저우기원 16명), 일본 49명(일본기원 40명, 관서기원 9명), 대만 15명에 아마추어도 8명이나 대열에 합류했다.
21대 1이 넘는 경쟁을 펼친 끝에 한국 5명, 중국 11명 등 16명이 통합예선의 관문을 뚫은 바 있다. 내년 2월까지 열리게 될 LG배 세계기왕전의 전기 챔피언은 중국의 콩지에 9단. 이창호 9단에게 2대0으로 승리하며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15회 LG배 세계기왕전의 제한시간은 각자 3시간에 초읽기 1분 5회가 주어지며 돌을 가려 맞힌 사람이 흑백 선택권을 가진다. 점심시간에 대국자 상호 간 바둑에 관한 대화를 금지하기 위해 타국 감독관이 입회해 식사를 하는 것은 LG배 세계기왕전만의 독특한 대국 규정이다.
매년 열리는 세계 대회 중 가장 큰 규모(총규모 13억원, 우승 상금 2억5천만원)를 자랑하는 LG배 세계기왕전은 한·중·일·대만 등 4개국이 골고루 정상을 밟았고 특정 개인의 연패가 없었던 유일한 국제대회다.
◆제15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 8강 대진표
이창호 9단-왕야오 6단, 최철한 9단-박문요 5단,
안조영 9단-멍타이링 5단, 콩지에 9단-후야오위 8단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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