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나물은 예부터 서민들에게 중요한 먹을거리의 하나였어요. 이 때문에 산나물을 뜯으러 갈 때면 마음가짐부터 정갈히 하고 자연에 감사하죠. 우리 식당에는 자연산 산나물이 없으면 산나물 음식을 내놓지 않아요."
영양 선바위가든 고형임씨는 '산나물 박사'로 통한다. 선바위가든에서는 100% 자연에서 채취한 산나물만 취급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객지생활을 정리하고 시댁이 있는 영양으로 돌아온 지 8년이 지났다. 첫해 소일거리 삼아 식당 운영에 나섰고 취미삼아 산에 올랐다. 그러면서 산나물을 알게 됐고 산나물 뜯는 재미가 삶이 됐다. 직접 뜯은 산나물을 무쳐 손님상에 올렸더니 반응이 의외로 대단했다. 심지어 "언제 오면 산나물 정식을 다시 먹을 수 있느냐?" "산나물 전문식당으로 운영하는 게 어떻느냐?"는 말을 심심찮게 들을 정도였다.
입소문으로 대구·서울 등지에서 산나물 맛을 보러 오는 손님들이 늘면서 3년 전 아들 권현우씨 부부가 서울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돌아와 살림을 합쳤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산나물 전문 식당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 식당의 운영 철학은 '자연에서 얻은 산나물을 자연의 맛 그대로 손님상에 올린다'이다.
고씨는 "봄철이 되면 일주일에 2, 3차례 산에 오른다. 아들과 딸이 함께 올라 뜯어온 산나물은 밤새 다듬고 삶아 냉장실에 보관한다"며 "채취한 산나물이 떨어질 때쯤 다시 산에 오른다"고 했다. 산에 오르면서 알 수 없는 기(氣)를 느낄 때도 많았다. 그래서 고씨 가족들은 산나물을 산의 기가 오롯이 담겨져 있는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자부한다.
아들 권현우씨는 "5월말 이후에는 일년 내내 손님상에 올릴 묵나물용 산나물을 뜯으러 산에 오른다. 우리 식당의 손님상에 오르는 산나물은 인공적 맛과 화학 조미료가 전혀 섞이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향과 맛, 영양 덩어리"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비비취·원추리·개미취·잔대 등 이름만 들어도 정겨운 우리네 산에서 자라는 산나물로 인해 가족애를 키우고 건강을 되찾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들에게 산나물은 자연이 준 가장 큰 보물인 셈이다.
안동·엄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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