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패배자 이마가와 요시모토

패배자가 주인공이라니…. 그것도 목이 잘리고 놀림감이 된 인물을 다루는 것은 좀 어색하다. 그렇지만 그 죽음이 젊은 영웅을 탄생시킨 밑거름이 됐으니 뭐가 그리 억울할 건가.

이마가와 요시모토(今川義元'1519~1560)는 일본 전국시대 때 위세를 한껏 올리던 영주(다이묘)였다. 먼 훗날 쇼군이 되는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를 볼모로 잡은 '최고의 무사'였고 교토 귀족 풍습에 따라 이를 검게 물들이고 옅게 화장을 한 멋쟁이였다. 그렇기에 2만5천여 대군을 이끌고 교토로 진군해 일본의 패권을 잡으려 했다.

진군로에 위치한 작은 영주인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는 하찮은 존재로 보였다. 그러나 1560년 오늘, 현재의 나고야 인근에서 대역전극이 벌어지면서 새 신화가 탄생한다. 갑자기 뿌린 세찬 비바람 탓에 나무 밑에서 쉬고 있다가 노부나가군 2천여 결사대의 기습을 받고 죽었다. 이 오케하자마(桶狹間) 전투를 통해 노부나가는 일본을 평정하는 기반을 마련했고, 허세를 부리던 이마가와가(家)는 망했다. 22년 뒤 노부나가도 부하에 의해 죽었다.

"인간 오십 년 돌고 도는 인간세상에 비한다면 덧없는 꿈과 같구나, 한 번 태어나 죽지 않을 자 그 누구인가."박병선 사회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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