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과 한국 모두 16강에 진출했으면 좋겠네요. 두 팀이 16강에 오를 것입니다."
11일 오후 11시(한국시간) 2010 남아공 월드컵이 개막했다. 남아공과 멕시코의 개막전에 이어 12일 한국과 그리스의 경기가 이어지면 온 국민의 시선이 온통 남아공에 쏠릴 것으로 보인다.
경북대 어학교육원에서 교양영어 초빙교수로 있는 롤프 나이두(39)씨 가족의 눈도 마찬가지다. 남아공 출신인 나이두씨는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한국에서 지켜볼 예정이다.
한국인 아내 박지영(37·여)씨와 아들 라이언(7)군과 함께 남아공 경기와 한국 경기를 모두 놓치지 말자고 약속했다. 2002년 한국의 거리응원을 본 뒤 축구의 '힘'과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한국의 거리응원을 보고 경악할 정도로 놀랐어요. 아들에게도 멋진 장면을 보여주고 싶네요."
나이두씨는 올해도 한국의 거리응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아들에게 '세계에서 유일하고도 독특한 거리응원'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나이두씨가 거리응원 장면이 놀라우면서도 부러운 것은 남아공의 축구 붐이 인 지 그리 오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남아공의 최고 인기 스포츠는 크리켓과 럭비다. 자신도 대학시절 놀이삼아 골키퍼로 몇 번 축구를 해본 것이 그가 아는 축구의 전부다.
"1994년쯤이었을 겁니다. 넬슨 만델라 대통령 재임시절부터 축구 붐이 일었어요. 미안하지만 한국 선수 이름은 알아도 남아공 선수 이름을 모르는 것도 그 때문이죠."
1999년 한국과 인연을 맺은 뒤 한국인 부인과 결혼하고 남아공을 잘 찾지 못했던 나이두씨. 최근 들어 자국에 대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한국인들의 관심도 커져 자부심을 느끼지만 잘못된 정보도 있는 것 같아 아쉽다.
특히 치안 부재 등 남아공에 대한 부정적인 소식이 전해질 때면 안타깝다고 했다.
"세계 어느 도시든 큰 도시에는 범죄가 많이 일어나는데 남아공에서는 그 점이 집중 부각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전반적으로 친절하며 특히 아시아인들에게는 더욱 친근하게 대합니다."
다시 축구 얘기로 돌아오자 나이두씨 가족은 고민에 빠졌다. A조에 속한 남아공과 B조에 속한 한국은 16강에 진출할 경우 만날 가능성이 있고 그럴 경우 어느 쪽을 응원하겠냐는 물음 때문이었다. 고민은 길지 않았다.
"두 팀 다 1위로 올라가면 결승에서 만나겠지요. 16강에서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두 팀 다 1위로 올라가도록 응원하겠습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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