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을 외쳐보자

한국이 월드컵 본선 조별 경기 첫 판에서 그리스를 2대 0으로 눌렀다. 득점을 더 올릴 수 있었다는 아쉬움을 제외하면 누구도 이의를 달 수 없는 통쾌한 승리였다. 공격과 수비가 완벽하게 어울려 이렇다 할 위기 상황도 맞지 않았다. 2002년 월드컵 4강에 오른 실력이 녹슬지 않았음을 세계에 당당하게 보여준 것이다.

태극전사들은 90분 동안 쉴 새 없이 뛰고 또 뛰었다. 체력 조건이 좋은 그리스보다 한 발 더 뛰면서 상대 공격을 미드필드에서부터 아예 무력화시켰다. 힘이 세고, 거친 유럽 축구를 상대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 무엇인가를 보여준 셈이다. 온 국민은 조마조마했지만, 한편으로는 국가대표 팀의 경기를 이렇게 편하게 관전한 적도 없었다.

원정 대회 첫 16강 진출이라는 목표의 첫 단추는 잘 꿰었지만 남은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그리스보다 몇 수 위의 경기력을 가진 팀이다. 뛰어난 개인기와 빠르게 주고 받는 2대 1, 3대 1 패스로 순식간에 수비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있다. 세계 정상급의 스타 플레이어도 수두룩하다.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한 발 더 뛰는 강인한 체력과 불굴의 정신력뿐이다. 그리스 전에서 보여준 공수의 조화라면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는 결코 높은 벽이 아니다.

높이 날아 본 자만이 그 영광과 기쁨을 안다. 우리는 이미 월드컵 4강의 자리에 오른 경험이 있다. 그때 온 나라에 울려퍼진 '대~한민국'의 함성을 잊은 국민은 하나도 없다. 다시 한 번 거리에서, 집에서 그 함성을 목청껏 외치고 싶지 않은 국민도 없다. 영광의 재현을 위해, '승리에 배고픈' 국민을 위해 태극전사들이 한 걸음만 더 많이, 더 빨리 움직여 주길 바란다. 16강을 넘어 8강과 4강의 영광이 그리 멀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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