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손에 형형색색의 풍선을 움켜쥔 꼬마들의 피부색은 제각각이었지만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을 헤집고 다녔다. 여러 나라 말이 뒤섞였지만 공원에 모인 사람들 모두 환한 얼굴로 축제를 즐겼다.
13일 '2010 컬러풀 대구 다문화 축제'가 열린 대구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일대는 2만5천여명이 참가해 언어와 피부색을 떠나 한마음이 되는 자리였다. 다문화 어린이 풍물단이 축제의 막을 열었고 기념식에서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매일신문사 이창영 사장이 다문화 시대를 맞아 대구가 먼저 '길을 열자'는 의미를 담아 축사를 했다.
이날 축제의 꽃은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게 구성된 40여개의 부스. 그린존(Green Zone)에는 경북외국어대 다문화문화원이 지원하는 가족사진 촬영 부스, 한우리가족사랑센터와 달성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마련한 전통의상체험 부스 등이 자리 잡았고 옐로존(Yellow Zone)에는 대구시교육청의 다문화가정 부모 교육상담, 자원봉사능력개발원의 다문화가정결연행사 안내 부스 등 생활에 필요한 알뜰 정보 코너들이 들어섰다.
핑크존(Pink Zone)은 음식체험 코너. 다문화공동체 나비TV의 미숫가루, 영남대 다문화교육연구원의 타코야키 등이 관객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블랙존(Black Zone)에는 대구시교육청의 다문화가정 어린이 작품전, 세계다문화교육원의 미니 세계건축조형전, 다문화축제 운영본부의 희망·행복·소원 리본 달기 부스가 열렸다.
몇몇 부스는 사람들이 몰려 부근을 지나가기 어려울 정도였다. '가훈을 써드립니다'라는 현수막 아래 매일서예대전 초대작가회가 마련한 부스에는 서예가들의 힘찬 필체를 담아가려는 이들이 줄을 이었다.
국립대구박물관이 '다른 문화 같은 생각'이라는 이름으로 준비한 민속놀이 체험 부스는 외국인들의 눈길을 끌었다. 투호 놀이에 정신이 팔린 인도네시아 출신 수실로(29)씨 일행은 "보기에는 쉬워 보이는데 막상 해보니 상당히 어렵다"며 멋쩍게 웃었다. 대구우체국이 꾸민 해외우편물, 해외송금 부스는 고국에 소식을 전하려는 다문화가정 주부들에게 인기였다. 베트남에서 왔다는 란 트엉(30·여)씨는 "바쁘게 생활하다 보니 부모님을 찾아뵌 지 2년이 넘었다"며 "가족 사진과 함께 편지를 보내 잘 지내고 있다고 알려드릴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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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시간이 가까워 오자 음식을 건네는 부스도 만원이었다. 라오스문화원이 차린 부스에는 라오스식 냉커피와 닭꼬치를 맛보려는 이들로 붐볐다. 대한적십자사 대구지사와 대구시종합복지관은 각각 냉콩국수와 가쓰오 우동을 준비했는데 사람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드는 통에 진땀을 뺐다.
대구미래대 에니메이션학과 학생들이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부스와 (사)짚풀문화연구회 대구지부의 짚풀공예 전시 및 체험장도 인기 부스. 다문화가정은 물론 이곳을 찾은 청소년들까지 자신들의 모습을 재치 있게 표현한 그림을 보곤 즐거움을 감추지 못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영상취재 장성혁기자 jsh0529@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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