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동수의 야구토크…트레이드

프로야구의 트레이드는 구단 간에 선수와 선수, 또는 선수와 금전을 교환하는 행위이다. 선수를 데려오거나 교환하거나 내보내는 권리는 전적으로 구단에 있다. 결국 구단 상호간의 이해관계를 통해 트레이드가 성사된다. 실패와 성공에 대한 평가도 구단의 몫이다.

필자도 여러 구단을 옮겨 다녔으니 트레이드에서 자유롭진 못했다. 기억 속에 남아있는 대형 트레이드 사건이 몇 건 있다. 롯데 최동원-삼성 김시진, 두산 심정수-현대 심재학, 롯데 마해영-삼성 김주찬·이계성, LG 박종호-현대 최창호의 맞트레이드가 그것이다.

트레이드의 성공과 실패는 일정한 시간이 흘러야 평가되기에 당장 손익계산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야구팬의 입장에서는 통곡할 사건이었다.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가 단행한 트레이드는 올해 프로야구 판도를 변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두산과 넥센은 '금민철+10억'과 이현승을 주고받았고, 삼성과 넥센은 '김상수(투수)·박성훈+20억'과 장원삼을 트레이드했다. 지난해 타율 0.311, 홈런 15개, 66타점, 43도루, 84득점으로 호타준족이었던 넥센의 이택근은 LG의 '박영복·강병우+25억원'과 트레이드되면서 LG 유니폼을 입었다. 이들의 활약 정도에 따라 각 구단의 득과 실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들의 성적이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올해는 시즌 전부터 KIA 장성호의 트레이드설이 계속 나왔다. 보통은 구단에서 필요한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하지만 장성호는 본인이 직접 구단에 트레이드 요청을 한 케이스다. 구단에서는 쉽게 보낼 리 없고 장성호와 맞출 수 있는 카드를 다른 구단에서 줄 리도 없다.

결국 지난달 우여곡절 끝에 1대1 카드가 아니라 3대3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KIA 정성호·이동현·김경언과 한화 안영명·김다윈·박성호의 소속팀이 바뀌었다. 1대1 카드가 힘드니까 다른 카드로 조율을 하면서 합의점을 찾은 것이다. 떠나보내는 입장에서는 그 대상과 상관없이 아쉽고 손해 보는 느낌은 당연하다. 팬들은 물론 당사자인 선수들은 더욱 그러할 것이다.

그러나 트레이드는 선수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처음 트레이드를 당하게 되면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좀 걸린다. 평생 해온 야구지만 소속 팀에 따라 팀 성격과 분위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익성은 트레이드를 많이 당한 대표적인 선수로 기억되고 있다. 2005년 유니폼을 벗기까지 7번의 트레이드를 당했다. 롯데 두산을 제외하고 모든 팀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 필자도 5번의 트레이드를 당했고 현대, 한화, LG를 제외한 7개 팀을 거쳤다.

프로야구는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피 말리는 순위 싸움에서 한발 앞서기 위해 각 팀들은 호시탐탐 부족한 부분을 채우려 다른 구단에 눈을 돌리고 있다.

그러나 구단과 감독들이 명심해야 할 부분이 있다. 선수는 단순히 구단의 입맛에 맞춰 사고파는 재화가 아니라 그 선수를 아끼고 사랑하는 소비자, 즉 관중과 응원해온 팬들의 사랑이 함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동수 대구방송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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