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대세 "기습공격으로 삼바리듬 깬다"

브라질, 호화군단 총출동…北 "어게인 1966년 8강 신화"

16일 오전 3시 30분 열리는 조별리그 G조 브라질과 북한의 경기는 FIFA 랭킹 1위와 105위(32개 본선 출전국 가운데 최하위)의 대결로 객관적인 전력상으로는 이미 승부가 기울어 있다.

월드컵 5회 우승에 빛나는 '삼바축구' 브라질은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북한은 남아공 월드컵이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에 이은 본선 두번째 무대로, 월드컵 경험이 절대 부족하다.

선수 구성만 봐도 두 팀간 전력은 극과 극이다. 카카(레알 마드리드), 호비뉴(산투스), 루이스 파비아누(세비야) 등 세계적 스타가 즐비한 브라질에 비해 북한은 스트라이커 정대세(가와사키), 안영학(오미야), 홍영조(로스토프) 등 3명만이 해외에서 뛸 뿐 나머지는 이름조차 알려지지 않은 국내파 선수 일색이다.

브라질의 무난한 승리가 점쳐지지만 축구가 지닌 '이변'은 어느 경기에서든 나타날 수 있다. 브라질로서는 무조건 부담스런 경기다. 이기면 당연한 일이지만 비기거나 지면 명성에 치명타를 입는다. 북한 입장에서는 반대다. 져도 잃는 게 없다 보니 대범한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첫 출전(1966년)에서 8강 진출의 신화를 쓴 북한은 44년 만에 다시 오른 두번째 본선에서 상대팀의 16강 진출 제물이 되지 않겠다는 각오다.

무엇보다 상대에 대한 정보력에서 북한이 월등하게 앞선다. 북한은 브라질을 알지만, 북한과 단 한차례 경기도 갖지 못한 브라질로서는 상대의 플레이나 약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북한은 남아공에서 FIFA의 권고에 따라 한 차례 갖도록 된 팬 공개 행사도 제대로 하지 않을 정도로 전력 공개를 꺼렸다.

북한이 90분 동안 지치지 않고 뛰는 체력과 정신력을 앞세워 두텁게 수비에 치중하다 역습 찬스에 득점을 올리거나, 처음부터 비기기 작전으로 수비에 올인한다면 브라질로서도 고전할 수밖에 없다.

평가전 등에서 보인 북한은 '선 수비 후 공격'의 패턴으로 역습에 능한 모습을 보였다. 최전방의 정대세가 최근 평가전에서 뛰어난 골 결정력을 보여주고 있어 치명적인 한방을 날릴 수 있다. 정대세는 최근 인터뷰에서 "1966년 잉글랜드 대회에서 8강에 올랐던 선배들처럼 또 한번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고 싶다. 용기는 기적을 만든다"며 정신력을 앞세운 필승 의지를 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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