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을 맞아 다양한 거리응원 패션이 눈길을 끌고 있다.
거리 응원전에 나선 젊은이들은 붉은 티셔츠 하나에도 다양한 소품을 장식해 한껏 멋을 내고, 과감한 노출 패션을 선보이는 등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고 있다.
권지은(23·여)씨와 친구는 12일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였던 그리스전 때 중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 광장의 거리응원 인파에 합류했다. 붉은 티셔츠의 양쪽 소매를 잘라 민소매 티셔츠로 만들고 머리에는 앙증맞은 야광뿔 머리띠를 둘렀다. 팔목에는 빨간 머플러. 아래는 반바지에 붉은 샌들로 멋을 부렸다.
권씨는 "이날을 대비해 미리 의상과 액세서리를 세심하게 준비했다"며 "현장에 와 보니 우리 차림새는 그나마 점잖은 편"이라고 말했다.
태극기나 붉은악마 문양으로 얼굴에 색상을 칠하는 페이스페인팅 정도에 그친(?) 남성들과 달리 여성들의 패션은 개성이 넘쳤다.
초미니스커트에 붉은색과 파란색 스타킹을 한 짝씩 바꿔 신은 여성들이 거리응원 현장을 활보하는가 하면 축구대표팀 박주영 선수의 얼굴 가면을 쓰거나 붉은 테가 반짝이는 안경, 큼직하고 붉은 리본이 달린 머리띠로 눈길을 끄는 이들도 있었다.
과감한 노출 패션도 등장했다. 붉은 티셔츠를 일부 찢어 한쪽 어깨를 드러내거나 앞부분을 깊이 판 옷은 점잖은 편에 속한다. 어깨와 배를 드러낸 채 태극기로 가슴만 겨우 가린 탱크탑을 입고, 붉은 두건과 핫팬츠로 마무리한 여성들이 대거 등장했다.
민소매 티셔츠와 미니스커트를 갖춰 입은 정하연(25·여)씨는 "서로의 패션 센스도 구경하고 축구 응원도 함께할 수 있으니 거리응원이 더욱 재미있다"며 "거리응원은 축제나 다름없으니 이때만큼은 과감한 차림새도 괜찮은 것 아니냐"고 했다.
갖가지 응원 도구도 패션 소품으로 자리를 잡았다. 유명 온라인 매장에서는 응원 현장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띄는 붉은 야광뿔 머리띠가 최고 인기 아이템이다. 태극기, 두건, 막대 풍선, 야광봉, 나팔까지 묶어 1만원에 파는 세트 상품도 인기 상품 목록에 올라 있다. 거리응원 현장에서도 응원 도구를 파는 노점이 속속 등장했고 이 같은 상품은 불티나게 팔려 나갔다. 17일의 아르헨티나전에는 어떤 새로운 패션이 등장할지 궁금해진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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