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에 등을 돌렸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지난 4월 말 이후 처음으로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 유럽발 재정 위기와 대북 리스크가 진정 기미를 보이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모건스탠리캐피털(MSCI) 선진지수 편입 등 호재도 예정돼 있어 상황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글로벌 위기가 여전히 잠재돼 있어 외국인들이 바로 매수세로 돌아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이 돌아온다
16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203억원을 순매수하며 장을 출발했다. 4거래일 연속 순매수다. 앞서 15일에는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13억원을 순매수했다. 특히 11, 14일에는 그리스 신용등급이 정크본드 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6천억원을 순매수하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낙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종목별 순환매 정도로 대응하던 외국인들이 전기전자·화학·운송장비 등 주도주 중심으로 접근하는 점도 특징이다.
외국인들의 '팔자' 공세가 멈춘 것은 유럽 위기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또 미국과 일본, 중국 등의 경제 지표가 개선되자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강세를 보이면서 기대수익률이 높아졌다는 점도 매도세를 멈추게 한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이달 말부터 2분기 실적 시즌에 들어서는 만큼 외국인의 '사자'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달러인덱스와 금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완화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의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는 요인이다.
◆섣부른 낙관은 이르다
그러나 외국인이 아직 완전히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이르다는게 중론이다.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국채 물량 등 유럽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는 등 유로존의 재정 위기가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 힘든 탓이다. 또 최근 외국인의 매수세 유입은 지난달 주식을 너무 많이 팔았다는 판단에 따라 다시 사들이는 상황이어서 매수세가 오래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증권전문가들은 7월 유럽 국채 만기 등 해외 재료에 따라 사고팔고를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재부각되면 다시 팔자로 돌아설 수 있다는 것. 특히 한국 기업의 기초체력은 좋지만 글로벌 리스크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한 증권전문가는 "외국인이 유로존 금융시장 불안이 잠잠해지면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강도 높게 진행될 개연성은 낮다"면서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이벤트를 앞둔 시점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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