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위기에 놓인 C&우방이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을까?
15일 대구지법 파산부(김찬돈 수석부장판사)와 C&우방에 따르면 SM그룹의 진덕산업㈜이 기업회생(옛 법정관리) 절차를 밟고 있는 C&우방 인수를 위한 수의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지난해 11월 2차 매각 무산과 올 들어 5차례 수의계약 실패로 파산위기에 직면한 C&우방이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파산부가 이달 말까지 수의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산절차에 들어간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이번 수의계약 시도는 사실상 마지막이다.
◆SM그룹, 제안서 제출…이달중 우선협상자 여부 결정
진덕산업㈜는 지난 4일 인수제안서를 파산부에 제출한 뒤 예비실사를 받았으며,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다음달 초 인수계약을 할 예정이다. 파산부는 인수계약 후 삼일회계법인을 통한 정밀실사를 거친 뒤 진덕산업에 C&우방을 넘길 방침이다.
이 업체는 C&우방의 현재 청산가치와 실질적인 환금성을 고려해 현재 청산가치와 부채승계액을 400억여원으로 계산한 뒤 이를 초과하는 금액으로 인수할 것을 제안했다.
대구지법은 "현재 C&우방의 실질 청산가치와 진덕산업이 제시한 금액 등을 고려, 이달 중으로 우선협상자로 지정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며 "우선협상자로 지정되면 다음달쯤 인수내용에 관한 협의를 거쳐 세부내용에 관한 MOU 체결을 예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MOU가 정상 체결되면 인수회사에 대한 정밀실사와 인수대금 조정, 채권자와 협의 등을 통해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인수계약(본계약)과 회생계획안이 제출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든 일정은 인수자 및 채권자와의 협의 등으로 변동될 수 있다"고 했다.
SM그룹은 앞서 남선알미늄과 벡셀, TK케미칼(옛 동국무역) 등을 인수·합병한 경험이 있다.
◆대구시의 강력한 요청이 SM그룹 움직여
그동안 C&우방 인수에 소극적 자세를 보였던 SM그룹이 최근 법원에 'C&우방 인수 제안서'를 제출한 배경은 뭘까? 지역 경제계 일각에서는 대구시의 강력한 요청이 SM그룹의 태도를 180도 변하게 한 것으로 보고 있다.
SM그룹은 C&우방이 법정관리에 들어간 직후인 지난해 중순쯤 인수에 대한 실사를 한 결과, 신규사업 물량이 전무한 C&우방의 상황을 정상 궤도로 끌어올리는 데 상당한 시간과 고정경비가 들 것으로 판단해 인수에 부정적인 점수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시 한 고위공무원은 "SM그룹이 C&우방 인수에 난색을 표한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 김범일 대구시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우오현 SM그룹 회장과 만남을 이어가며 C&우방 인수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말했다.
김 시장은 지난해 11월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SM그룹 직원 체육대회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SM그룹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으며, 이시아폴리스에 들어서는 '롯데 라이프스타일센터' 기공식과 성서5차산단 기공식에 우 회장을 내빈자격으로 초청하는 등 성의를 보였다. 대구시의 강력한 요청이 있은 뒤 우 회장은 지난달 김 시장 선거캠프를 직접 찾아와 '시장님이 제안한 것을 적극 추진해 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우방 이혁 이사는 "회사 매각이 수 차례 무산됐고, 1년 이상 끌어왔기 때문에 이번 인수합병도 낙관하기는 힘들다"며 "하지만 SM그룹은 지역 기업을 인수한 경험이 있는데다 의지가 강력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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