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지에서 외로이 조국 응원"…아르헨人 파이네빌로씨

대구경북 유일한 아르헨인 파이네빌로씨

아르헨티나 출신 유학생 레오나르도 세르지오 파이네빌로씨가 한동대 풋살장인 \
아르헨티나 출신 유학생 레오나르도 세르지오 파이네빌로씨가 한동대 풋살장인 \'히딩크 드림필드\'에서 \"Vamos, Argentina\"를 외치며 아르헨티나팀을 응원하고 있다.

"바모스, 바모스. 아르젠티나~" (Vamos, Vamos. Argentina~) "가자, 가자. 아르헨티나~ 이기러 가자!"(Vamos, Vamos a ganar!)

아르헨티나인들이 즐겨쓰는 축구 응원가는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불렀음직한 '얼레리 꼴레리' 장단과 비슷했다. '시끄러운 팬들은 쉬지 않고 너희들을 응원한다'는 내용의 가사처럼 응원 동작도 유별났다.

한 손에는 티셔츠를 들고 풀쩍풀쩍 뛰면서 아르헨티나 축구 국가대표팀을 응원하는 레오나르도 세르지오 파이네빌로(39)씨의 모습은 아르헨티나판 '붉은 악마'로 보였다.

한국에 온 지 4년째. 경북 포항 한동대에서 IT 분야를 공부하는 레오나르도씨는 "17일 열리는 한국-아르헨티나전에서 아르헨티나를 응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함께 응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사실상 대구·경북에 거주하는 유일한 아르헨티나인. 아르헨티나 국적은 2명 있지만 1명은 한국계다.

미국인 부인과 한동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레오나르도씨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지역 2부 리그에 6개월간 선수로 뛴 경험도 있다고 했다.

그는 6세 때부터 유소년 축구를 시작해 10세 때까지 축구를 하면서 축구선수를 꿈꿨다고 했다. 그의 아버지도 아르헨티나 '바이아 블랑카 리그'(2부 리그)에서 선수로 활약했다. 그는 스스로를 'Big, Big Fan'(광팬)이라고 소개했다.

레오나르도씨는 자신의 블로그에서 한국-그리스전이 열리기 전 '4대1 한국의 승리'를 점쳤다. 한국의 빠른 발이 그리스의 키를 압도할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한국-아르헨티나전도 심도있게 분석했다. 한국 대표팀을 'Hard Bone'(삼키기 힘든 딱딱한 뼈)이라고 평가했다. "1986년 아르헨티나가 처음 한국과 맞붙었을 때는 쉬운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24년이 지났지만 아르헨티나 일부 언론은 그렇게 여겼다. 하지만 그리스전 직후 태도가 바뀌었다. 아르헨티나도 한국의 속도나 압박을 껄끄러워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필승 전략도 귀띔했다. 그는 "무엇보다 한국은 과거에 비해 체력적으로 훨씬 나아졌다. 경기장을 시종일관 휘젓고 다니는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50분 정도 지나면 지치는 기색이 역력하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았다. 차두리와 박주영, 박지성 등은 무서울 정도"라며 체력전으로 승부를 걸면 아르헨티나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오나르도씨는 한국의 거리응원 문화가 부럽다고 했다. 그는 거리응원에 참가해 'Vamos, Argentina'를 외치고 싶지만 아르헨티나와 한국팀의 경기가 열리는 시각에는 기말고사 시험을 봐야 해 어쩔 수가 없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시간에는 모든 게 중지됩니다. 학교도 쉬고요. 그런데 한국은 그렇지 않네요. 시험 후 후반전이라도 열심히 응원하는 수밖에요."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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