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도시 대구'. 김범일 대구시장이 6'2지방선거에 나서 대구를 '물의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 서상기)도 이를 뒷받침하겠다고 공약했다.
오염된 금호강과 낙동강을 끼고 있는 대구가 '물의 도시'를 선언했다 하니 타지역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할지 모른다. 낙동강 물 때문에 여러 차례 스트레스를 받은 대구시민조차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 수 있다.
그러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대구는 정말 물의 도시다. 물도 그냥 물이 아니라 천연미네랄워터가 풍부한 도시다.
매일신문'TBC대구방송'대구시가 '동네우물 되살리기' 사업을 공동 진행하며 전문기관에 의뢰해 대구 지하수질을 가검사한 결과 대구의 천연암반수는 전반적으로 미네랄이 매우 풍부했다. 풍부한 미네랄의 비밀은 대구 지질이 퇴적암층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풀이다. 우리나라 지질은 70%가 화강암층이지만 대구경북과 경남 일부 지역만 퇴적암층으로 이뤄져 있다. 세월에 따라 켜켜이 쌓인 지층에서 각종 미네랄이 천연암반수에 녹아드니 질이 좋지 않으면 외려 이상하다.
그 천연암반수가 7월이면 대구시민에게 첫선을 보인다. 동산병원이나 2'28중앙기념공원이 1호 동네우물로 유력하다. 수질과 수량 등 천연암반수의 상태가 실시간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된다. 동네우물 되살리기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필자로서 솔직히 가슴 설렌다.
여기에 희소식이 하나 더 날아들었다. 동네우물 완공을 축하하고, 대구 천연암반수의 우수성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방편으로 매일신문이 기획한 가칭 '두레박 한마당' 예산 확보 소식이다. 35개 동네우물 완공을 축하하기에 비록 충분한 돈은 아니지만 동네우물을 문화의 공간, 소통의 공간으로 만드는 길이 열렸다. 주호영 특임장관이 예산 확보에 기여했다.
매일신문은 두레박 한마당을 화려하지 않지만 의미 있는 문화 행사로 만들 계획이다. 대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인들이 참여하도록 기획한다. 특히 내일의 대구를 짊어질 젊은이들을 많이 참여시켜 대구에 대한 자긍심을 고취할 복안도 있다.
대구가 그렇게 좋은 천연암반수를 갖고 있으면서 왜 지금껏 몰랐을까 의문을 품는 이들이 많다. 낙동강 오염의 고통을 얘기하며 만시지탄(晩時之歎)이라는 분도 있다.
그 답은 동네우물 되살리기 프로젝트팀이 찾았다. 프로젝트팀은 최근 독일'프랑스'스위스와 일본의 지하수 이용 실태를 점검하고 돌아왔다. 유럽과 일본인들의 물에 대한 관심을 확인했다. 그에 비해 우리 국민들은 물에 대해 무관심하다 못해 무지(無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좋은 천연암반수를 두고 오염된 강과 호숫물을 정화해 마시는 모순(矛盾)은 일제의 강점이 근본 원인이란 점을 알았다. 화산섬 일본은 비가 내리면 곧바로 지하로 내려가 버려 지표수가 극도로 부족한 나라다. 먹고 농사지을 물을 확보하는 것이 지상 과제였던 일본은 에도막부 시대부터 상수도 개념을 도입했다. 무려 400년 전 일이다.
우리나라를 강점한 일본 관리들은 당연히 상수도 개념을 우리나라에 적용했다. 100년 전 일이다. 우리나라는 지표수가 풍부하고, 땅을 조금만 파도 물이 나오는 금수강산이지만 타성에 젖은 일본 관리들은 그들의 정책을 우리 땅에 그대로 시행했다. 지금의 수돗물 정책이다.
산업화 이전 강물이 오염되지 않았을 때 수돗물은 문명의 상징이었다. 우물에 가서 두레박으로 길어 올리는 불편함을 겪지 않고 수도꼭지만 틀면 물이 쏟아지자 국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지표수가 오염되자 국민들은 수돗물을 불신하게 됐다. 약수를 찾아 산으로 들로 다녔다. 땅을 100m 이상 뚫는 기술은 40여 년 전만 해도 없었다. 그래서 질 좋은 천연암반수가 지하에 가득해도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했다. 그런 까닭이었다.
이런 모순을 대구가 앞장서 바꾸려 한다. 바로 동네우물 되살리기다. 우수한 천연암반수로 건강한 대구를 만들기 위한 힘찬 발걸음이다. 청포도 익어가는 계절인 7월 그날 대구시민들이 두레박으로 대구의 희망을 건져 올리기를 기대해본다.
최재왕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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