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2·볼턴)이 월드컵 본선 무대 데뷔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예상 밖의 대패에 그의 골은 빛을 내지 못했다.
이청용은 17일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사커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조별리그 B조 2차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0대2로 끌려가던 전반 45분 만회골을 넣었다.
골키퍼 정성룡(성남)이 길게 차준 공을 박주영(AS모나코)이 머리로 떨어뜨려 놓자 아르헨티나 수비수 마르틴 데미첼리스(바이에른 뮌헨)가 공을 잡았지만, 이것이 약간 길게 컨트롤됐다. 빈틈을 엿보던 이청용은 재빨리 달려들어 만회골을 터뜨렸다.
공격 점유율이 한때 20대80대까지 밀릴 만큼 수세에 몰려 있던 한국은 이청용의 재치 있는 득점으로 후반에는 한층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후반에도 이청용은 13분쯤 염기훈(수원)에게 절묘한 패스를 내줘 2대2 동점을 만들 기회를 만들었으나 염기훈의 왼발슛이 빗나가 동점골을 어시스트할 기회를 놓쳤다.
이청용의 이날 득점은 의미가 있었다. 1988년생으로 22세인 이청용은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큰 무대 신고식을 치러 더 밝은 미래를 기약했다.
올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진출해 인상적인 활약을 펼쳐 볼턴 홈팬들에게 첫해부터 눈도장을 받았던 이청용이 월드컵 무대에서도 세계 축구 팬들에게 이름을 알리며 대형 선수로 가는 첫 걸음을 뗀 셈이다.
이청용은 경기 후 "내가 골을 넣은 것은 중요하지 않다. 후반 반전을 기대했지만 찬스를 살리지 못한 것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또 "상대는 쉽게 패스게임을 했지만 우리는 볼을 많이 소유하지 못해 뛰어다니는 처지라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청용은 "오늘 패했지만 16강으로 가는데 큰 지장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마지막 경기로 결정이 된다. 나이지리아는 충분히 해볼 만하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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