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며 노인층도 삶의 질을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됐다.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부끄러움 때문에 제대로 말도 못하고, 일상생활마저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바로 배뇨장애. 소변 횟수가 잦아지고, 소변이 새거나 잘 나오지 않는 증상을 말한다. 남성에게는 전립선비대증, 여성은 복압성요실금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남성 배뇨장애의 70~80%는 전립선비대증
Q 72세 남성입니다. 5년 전부터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 소변을 봐도 시원하지가 않아 병원에 갔더니, 전립선비대증이라며 약을 처방해 주었습니다. 지속적으로 약을 먹었지만 최근 다시 소변줄기가 가늘어지고 횟수도 잦아졌습니다. 특히 자다가 화장실을 가기 위해 3, 4번씩 일어나야 합니다. 전립선비대증 약은 하루도 빠트리지 않고 복용하고 있습니다. 더 나은 치료가 있습니까?
A 전립선비대증은 계속 진행하는 질환입니다. 투약 초기엔 효과가 있다가 갈수록 못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의 경우, 단순 전립선비대증뿐 아니라 과민성방광에 의한 배뇨장애도 의심됩니다. 방광기능검사, 요속검사, 전립선 크기 측정 등 정밀검사 이후 항콜린제를 투약하는 약물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차적으로 수술적 치료도 고려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전립선암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혈청 PSA와 직장수지검사 또는 경직장 전립선초음파도 해야 합니다.
남성 배뇨곤란은 70~80%가 전립선비대증 때문이고, 20~30%는 방광 및 요도의 노화현상이다. 전립선은 남성에게만 있는 생식기관 중 하나로 정액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전립선액을 만드는 곳이며, 밤알 크기로 방광 아래에 자리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중년 이후 남성에게 가장 흔히 발생하는 양성 종물로, 전립선이 커지면서 요도를 눌러 배뇨장애를 일으킨다.
대부분 약물이나 수술적 치료를 시행한다. 약물 치료로는 배뇨증상을 즉각 개선시켜 주는 알파1-아드레날린성 수용체 차단제와 장기복용 시 전립선 크기를 줄여주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가 많이 사용된다. 수술적 치료는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합병증(급성 및 만성 요폐, 재발성 요로감염 및 혈뇨, 방광결석, 신부전)이 있거나, 약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 경우, 환자가 적극적인 치료를 원하는 경우에 이뤄진다. 경요도 전립선절제술이 가장 많고, 최근엔 전기기화술, 레이저전립선절제술 등 새로운 치료법도 개발됐다.
최근 소변이 급하거나 자주 마려운 과민성방광이 동반된 전립선비대증 치료에 대한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과민성방광은 전립선비대 때문에 생긴 방광출구폐색 환자의 50~75%에서 발생한다. 폐색을 제거한 뒤에도 환자 중 38%는 과민성방광 증상이 계속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를 통해 방광출구폐색을 해결한 뒤, 과민 증상이 지속될 때엔 항콜린제를 투약할 수 있다.
◆여성의 가장 흔한 배뇨장애, 요실금
Q 2남2녀를 둔 65세 여성입니다. 10년 전부터 크게 웃거나 기침을 하면 조금씩 속옷이 젖었고, 2년 전부터는 걸어만 다녀도 소변이 조금씩 새어 하루에 패드를 한두장씩 쓰고 있습니다. 3개월 전부터 갑자기 소변 횟수가 잦아지고, 가만히 앉아있어도 소변이 마려운 것을 참을 수가 없어 속옷을 버리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상담 후 약을 먹기 시작한 뒤 화장실을 가는 횟수나 급한 증상은 조금 줄었지만 걸을 때 소변이 새는 증상은 여전합니다. 어떤 치료가 더 필요합니까?
A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소변이 새는 것은 복압성요실금의 특징입니다. 특히 과거에 자녀를 많이 낳은 경우 골반근육이 약해져 더 많이 생깁니다. 하지만 환자의 경우 최근 3개월간 앉은 상태에서도 소변이 급하고 새기 시작했다면, 이것은 절박성요실금의 증상이 동반된 경우입니다. 환자는 복압성요실금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이때는 단순한 수술적 치료나 약물치료만으로는 요실금 증상이 완전하게 없어지는 않으므로 철저한 증상의 평가 후 수술 혹은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여성에서 가장 흔한 배뇨장애는 요실금. 자기 의지와는 상관없이 소변이 나오는 증상으로, 원인과 종류는 다양하다. 특히 고령 여성의 경우, 소변을 참지 못하는 절박성요실금, 기침 등에 의해 복압이 올라갔을 때 발생하는 복압성요실금, 그리고 두 가지가 합쳐진 혼합성요실금이 있다. 절박성요실금은 방광근육의 이상 수축이나 신경손상, 방광염 또는 과민성방광 등으로 방광배뇨근이 자극을 받아 나타난다. 요실금의 절반 이상이 여기에 해당된다.
약물요법과 함께 소변시간을 스스로 늘려가는 행동요법 등을 함께 쓰면 80% 이상 치료가 가능하다. 복압성요실금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 출산시 방광 아래쪽 조직이나 골반저근이 손상돼 방광의 위치가 바뀌거나 요도괄약근이 약화됐기 때문이다. 수술로 교정하는 것이 필수. 테이프를 이용한 요도견인술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단기 입원 치료나 당일 수술로 90% 이상 성공률을 보인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도움말=계명대 동산병원 비뇨기과 박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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