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차디찬 냉전 넘어 평화를 노래하자…김관용 경북지사

The coldest winter. '6·25는 가장 차가운 겨울로 비유될 만큼 세계사에서 가장 참혹한 전쟁이다' 한국전쟁을 10년 넘게 분석한 미국의 유명저널리스트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말이다. 250만명 이상의 양측 군인의 사상, 1천만 이산가족, 공업시설 45% 파괴, 그리고 10만명 이상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전장 속에서 버려진 동족상잔의 비극이자, 세계 20개국 이상이 참전한 이념대립의 격전이었다.

이 누란의 위기 속에서 낙동강 방어전투는 민족 최후의 보루로, 북한의 남진을 55일간 저지해 인천상륙작전과 함께 대반격의 기틀을 마련하고 세계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역사적 대전환의 현장이었다. 방어선이 무너졌다면 해외에 망명정부를 세워야 하는 최악의 상황은 물론 오늘날 G20 정상회담을 주재할 정도의 큰 대한민국은 어쩌면 불가능했을지 모른다.

다시는 전쟁이 일어나서도, 더 이상 동족상잔의 비극이 발생해서도 안 된다. 비극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의 참혹성을 기억하고, 호국영령들의 조국수호의 숭고한 정신을 공유하는 것이 첫걸음이다.

경북도는 호국의식의 고취를 위해 낙동강호국평화벨트사업을 추진 중이다. 2010년부터 6년간 낙동강 전투 격전지 8개 시·군에 총 1천500억원을 투입한다. 가장 치열한 전투현장인 왜관에서 영덕장사지구에 이르는 낙동강 방어선 전체를 하나로 묶어 살아있는 교육·체험학습공간으로 조성해 나간다.

낙동강 호국평화벨트사업의 핵심은 '호국'과 '평화'이다. 나라가 위급할 때 자신의 안위를 돌보지 않고 구국에 동참하는 호국정신이 국가유지와 사회발전을 위한 원동력이다. 평화가 처참하게 유린되는 시기에 인간이 지켜오고 가꾸어 온 수많은 보배로운 것들이 한 순간에 파멸되었음을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고, 재발 방지에 공동으로 노력할 수 있는 동일체 의식을 회복해 나가자는 것이다.

이 사업을 통해 전쟁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낸 낙동강 방어전투 지구를 생생한 호국의 현장으로 가꿔 인류 공통의 염원인 평화의 씨앗을 뿌리고 키워내는 교육의 장으로 자리매김시켜 나가는 것이다.

김관용 경상북도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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