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시가 시민 의견수렴도 없이 인적이 드문 하천부지에 바닥 분수대를 설치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특히 분수대가 있는 체육공원 경기장의 조명과 펜스 등 보완시설은 외면한 채 분수대 설치에만 다른 부서 예산까지 포함해 17억원을 투입, 예산낭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는 최근 흥덕동 영강천 생활체육공원 바닥에 '음악분수대'를 설치해 시범 운영에 들어가면서 문경시의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바닥 분수대가 설치된 영강생활체육공원은 6만8천㎡부지에 축구장, 인라인스케이트장 등 다양한 체육시설을 갖췄지만 시내 중심지와 멀리 떨어져 주민 이용률이 극히 저조하고, 인적도 드문 곳이다.
문경시체육회 관계자는 "각 경기장마다 펜스와 조명시설이 없고, 땀을 식힐 그늘도 전혀 없어 주민 이용률이 낮아 관련 시설을 설치해 줄 것을 시에 수차례 요청했지만 하천법과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묵살됐다"고 주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름철 하루 1시간 정도의 단순 볼거리로 바닥 분수대를 만드는데 타부서 예산까지 끌어들여 17억원이 들어간 사실을 알게 된 체육동호인들과 시민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 예산 집행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시민 이모(42·문경시 점촌동)씨는 "여기가 체육공원인지 특정업체의 분수대 홍보장인지 모르겠다. 문경시의 랜드마크라는데 무엇을 상징하는 것이냐"며 "분수대가 이곳에 꼭 필요한 시설이냐"고 반문했다.
분수대 유지 관리도 문제가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분수대는 하루 1시간만 가동할 예정이지만 한 달 평균 300만원의 전기요금이 예상되며 신곡 등 프로그램을 교체할 때마다 최고 1천만원 이상의 추가비용이 들어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주요 자재 대부분이 수입품인데다 시설을 다룰 수 있는 공무원이 한명도 없어 관리 어려움도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설공사는 6억원 정도 소요됐으며, 자재비 11억원은 시공업체와 관련 있는 모 자재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으로 드러나 특정업체에 예산을 주기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김선식 문경시청 건설방재과장은 "음악분수대 설치는 낙동강 살리기 사업 예산을 사용했다"며 "유지관리 문제에 약간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하천환경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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