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호날두 vs. 정대세…"오늘 첫 골맛 본다"

북한, 수비 후 역습 44년 전 역전패 설욕

"44년을 벼렀다."

1966년 잉글랜드 월드컵. 북한의 기적 같은 행진에 마침표를 찍은 팀이 포르투갈이었다. 당시 북한은 조별예선에서 소련과 칠레에 1무1패를 기록한 뒤 마지막 이탈리아전에서 1대0으로 승리하며 8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어 8강전에서 북한은 포르투갈을 맞아 세 골을 내리 넣었으나 '흑표범' 에우제비오에게 네 골을 허용하며 3대5 통한의 패배를 맛봤다.

44년이 지난 후 남아공 월드컵에서 북한이 다시 포르투갈을 만나 설욕을 벼르고 있다. 북한은 21일 오후 8시 30분 케이프타운 그린포인트 스타디움에서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G조 2차전을 갖는다.

대회 전까지만 해도 '죽음의 조' G조에서 북한은 제물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조별리그 1차전을 치르며 북한이 만만찮은 전력을 과시, '죽음의 조'는 '지옥의 조'로 변했다. FIFA랭킹 1위 브라질을 탄탄한 수비로 혼쭐낸 북한이 이번엔 FIFA랭킹 3위 포르투갈을 상대로 이변을 노리고 있다.

흥미로운 건 경기에 앞서 1966년 북한의 돌풍을 잠재운 포르투갈의 '축구 영웅' 에우제비오가 포르투갈 대표팀에 전한 당부. 에우제비오는 "포르투갈 선수들은 북한을 꺾기 위해 가진 능력을 100% 쏟아내야 한다. 빠른 움직임과 골 결정력, 수비 조직력 등 모든 능력을 경기장 위에서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포르투갈은 이변의 희생양이 되고 싶은 마음이 없다. 1차전 코트디부아르와 비기며 다급해진 포르투갈은 16강 진출을 위해 반드시 승점이 필요한 상황이다. 잉글랜드 월드컵 때처럼 이번에도 북한을 제물로 삼겠다는 전략. 당시엔 흑표범 에우제비오가 있었다면 이번엔 세계 최고의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가 있다. 2009년 2월 핀란드전 이후 16개월 동안 A매치에서 골 맛을 못 봤지만 그의 킥 능력은 세계최고다. 이번 경기에서 골 침묵을 끝내고 다시 명성을 되찾겠다는 각오다.

포르투갈과 북한의 승부는 호날두의 화려한 돌파에 이은 강력한 슈팅, '조선식 빗장 수비'와 정대세를 앞세운 역습의 대결로 초점이 모아진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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