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CMA 활용하고 포트폴리오 투자를

사업가 대부분 보통예금 이용 안정적 관리…유행에 휩쓸린 펀드로 손실도

사업가들은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고들 합니다. 벌이는 많지만 일정하질 않으니 매달 정해둔 만큼 모으기가 힘들고, 들고 나는 돈이 많으니 씀씀이는 덩달아 헤퍼집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좋은 시절에는 걱정이 없지만 경기가 어려워지면 모아둔 돈이 없어 낭패를 겪는 일도 생깁니다. 안정적인 자산 관리는커녕 노후 대비도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자동차 부품 업체를 운영하는 강호철(가명·45)씨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이익이 나면 보통예금에 모아뒀다가 정기예금이나 펀드로 돌리는 게 고작입니다. 그나마 투자했던 펀드와 주식도 아직 손실을 다 만회하지 못했습니다.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한국투자증권과 함께 강씨의 재테크 전략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진다=자산관리를 할 때 많이 버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떻게 소득 관리를 잘 하느냐는 것이다. 봉급생활자의 경우 매월 소득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소득 중 지출을 제외하고 매월 일정 금액을 저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강씨처럼 사업을 하는 경우에는 사정이 좀 다르다. 먼저 소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매월 일정한 저축금액을 정하기 쉽지 않다. 그 다음은 지출 통제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시로 돈이 들락날락하기 때문에 당장의 유동성이 좋다. 그리고 영업비 등에 대한 지출규모가 크다 보니 자연스럽게 씀씀이도 커진다. 그러다 보니 돈을 모으기가 어려워진다. 사업가들을 상담해 보면 과거 좋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서 돌아보면 자신의 자산규모가 너무 초라한데 놀라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본다. 강씨도 예외가 아니다. 대출을 염두에 두고 매월 상호부금에 200만원씩 저축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보통예금에 모아둔다. 그때그때 필요한 금액을 지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어느 정도 모이면 펀드나 정기예금에 넣어 두기도 한다. 그러나 앞으로는 보통예금에 넣는 돈 중 일부를 저축으로 돌리고, 예비자금도 보통예금보다는 MMF나 CMA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비상예비자금 확보 후 투자에 나서야=강씨는 이번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단기적인 유동성 부족으로 많이 힘들었다. 금융위기로 매출이 줄었던 이유도 있었지만, 여유자금의 대부분을 주식형펀드에 넣었기 때문이다. 펀드에서 돈을 찾아 해결을 하자니 손실 규모가 너무 커 도저히 실행에 옮기기가 힘들었다. 어렵게 고비는 넘겼지만 아직도 주식형펀드에서 손실을 완전히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 강씨처럼 사업을 하는 경우 반드시 지켜야 하는 원칙 중의 하나가 바로 비상예비자금의 확보다. 미처 예측하지 못한 자금의 지출이 항상 있을 수 있는 만큼 수익성을 따지지 않고 반드시 비상예비자금을 확보한 뒤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야 한다. 강씨는 사업예비자금으로 5천만원 정도는 준비돼 있어야 한다. 강씨의 자산배분을 보면 주식형펀드에 1억5천만원이 들어 있고, 예금에 3천만원이 있다. 아직 사업예비자금이 부족하기 때문에 우선 정기적금, CMA 등을 통해 예금을 늘리는 것이 급선무다. 예비자금을 빼고 나서 남는 자산으로 자신의 상황이나 투자성향, 투자목적 등을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짜면 된다. 결과적으로 강씨의 경우 시간을 두고 차츰 주식형펀드의 비중을 줄여나가야 한다.

◆주가 상승시 분할해서 환매해야=강씨는 주식형펀드에 투자하면서 두 가지 실수를 했다. 하나는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투자자산에 편중된 자산배분이고, 그 다음은 차이나펀드에 편중해서 투자를 했다는 것이다. 유행에 휩쓸린 투자결과라 할 수 있겠다. 현재 1억5천만원인 주식형펀드를 6천만원까지 비중을 낮출 것을 권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주식형펀드에서 환매를 하라는 것은 아니다. 시간을 두고 주식시장이 상승할 때마다 수익이 난 펀드부터 분할해서 환매에 나서면 된다. 지금은 매출도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을 했고, 앞으로 사업예비자금 확보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진다면 당장은 유동성 부족의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많지 않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면 된다. 고점에서 투자한 차이나펀드의 경우 원금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조급해하지 말고 느긋하게 인내심을 가지고 대처해야 한다.

◆노후대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독자재무진단 상담을 하면서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가 바로 노후대비다. 왜 그럴까? 바로 우리나라 은퇴 여건의 현실 때문이다. 2005년 노후준비실태의 국제비교 자료에 따르면 미국은 각종 연금이 노후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4.8%이고, 일본은 74.9%인 데 반해 우리나라는 고작 6.7%로 조사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은퇴 후 노후생활비는 상당 부분 자녀에게 의존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일을 해서 돈을 벌어야 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출산율 저하 때문에 자녀로부터 노후생활비를 의존하기가 어렵다. 스스로 은퇴준비를 해야 하는 셈이다. 특히 강씨 같은 사업가는 퇴직금이 없기 때문에 미리부터 노후준비에 각별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변액연금보험에 50만원씩 넣을 것을 권한다. 적은 금액이라도 시작을 했다가 여유가 생길수록, 그리고 3년 후 사업확장에 따른 재투자가 마무리되면 노후준비에 투자하는 금액을 늘려나가야 한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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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센터장 계명대 교수/ 김성숙 부센터장 계명대 교수/ 허수복 부센터장 계명대 강사/ 최창집 전문위원 한국투자증권 대구지점장/ 배재수 전문위원 진강건설㈜ 대표/ 심진오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장/ 윤병구 전문위원 마루에셋 대구PB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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