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오래전 안동인들의 만주독립운동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어요. 나라 잃은 슬픔과 치욕을 온몸으로 항거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이 제대로 보존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이제라도 중국 정부와 자치단체와의 외교적 협의를 통해서라도 유적지에 대한 보존 대책이 마련돼야 합니다."
이달 13일부터 18일까지 만주지역 항일운동유적지 탐방에 나섰던 독립운동가 백하 김대락 선생의 후손 김시중(74) 안동독립운동기념관 감사는 머나먼 이국땅 만주 곳곳에 흩어져 이제 흔적조차 아득해져 가는 독립운동 유적지에 대한 체계적 보존대책 마련이 절실함을 느꼈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이 마련한 이번 탐방에는 김 감사를 비록해 독립운동유공자 후손 6명과 기념관 자원봉사 단체인 '나라사랑봉사단' 단원 13명 등 25명이 참가했다.
이들은 6일 동안 심양시 9·18사변 기념관과 통화시 유하현 삼원포 추가가촌·합니하 신흥무관학교·백서농장 등 서간도 독립유적지, 청산리전투 기념비, 일송정과 혜란강, 용정시의 윤동주 생가와 용정중학교, 길림시의 대동공장 터와 길림감옥, 서란시의 석주 이상룡 선생의 순국지인 소과전자촌과 선생의 묘터 등을 둘러봤다. 또 안중근 의사 의거지인 하얼빈역과 인체실험으로 악명 높았던 일본 731부대 유적지 등 중국 동북3성을 중심으로 한 안동인 독립운동가들의 발자취와 한국 독립운동사의 흔적을 더듬었다.
특히 이들은 통화시에 남아 있는 장군총과 국내성터, 광개토대왕비 등 고구려 유적지를 찾아 '안동인들이 왜 만주지역을 찾아 독립운동에 나섰는가?'에 대해 의미를 찾기도 했다.
이들은 매일 12시간의 강행군을 통해 5천여㎞ 이상의 거리를 버스와 발로 더듬으면서 머나먼 이국땅에서의 설움과 울분을 삼키며 오로지 나라를 되찾기 위해 추위와 배고픔을 견디었던 독립운동가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오롯이 가슴에 새기고 돌아왔다.
이번 탐방지역은 경술년 국치로 향산 이만도 선생의 자정순국 뜻을 이어 받은 안동지역 유림들이 자신들의 모든 재산을 처분하고 항일독립운동을 위해 떨쳐 일어서면서 근거지로 택했던 지역들이다. 만주지역에 처음으로 정착했던 안동인 김대락 선생이 살았던 삼원포와 일송 김동삼의 백서농장, 이후 만주에 도착했던 석주 이상룡 선생의 흔적이 남아있는 소과전자촌 등 안동사람들의 나라사랑이 고스란히 전해오는 지역들이다.
이번 탐방길에는 중국 연변박물관 근현대문물부 부연구관원인 허영길 교수가 함께해 서간도 독립운동 유적지의 안내와 독립운동사적 의미, 역할 등을 설명했다.
안동독립운동기념관 강윤정 학예실장은 "중국내 동북3성을 중심으로 서간도는 안동인들의 독립운동 역사가 있는 유적지가 집결된 곳이다. 안동인들의 독립운동 역사는 곧바로 우리나라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며 "이번 유적지 탐방을 통해 선조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배우고 후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