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월드컵 그리스전이 열렸던 12일 오후 팔공산 동화사 인근 야영장에는 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대형 스크린 앞에 모여 있었다. 야영객 중 일부가 야영장 대운동장에 빔프로젝트와 스크린을 설치해 축구 경기를 보기위해 몰렸던 것이다. 야영장은 순식간에 거리응원장으로 변했다.
야영객들은 "거리응원도 좋지만 가족과 함께 조용한 곳에서 축구를 관람하러 왔는데 야외에서 야영도 즐기고 응원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고 반겼다.
월드컵 응원의 새로운 양상으로 '캠핑응원'이 떠오르면서 대구 인근 팔공산, 비슬산 등 야영장을 갖춘 교외 장소가 피서를 겸한 응원객들의 '아지트'로 자리잡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아르헨티나전에도 이어졌다. 평일인 17일 경기가 있었지만 이날도 50여명이 도심을 떠나 야영장을 찾아 응원했다. 팔공산 공원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대단위 응원객은 아니었지만 꾸준히 찾는 사람들이 있다"고 귀띔했다.
야영장뿐 아니라 근교 팬션도 각광받고 있다. 대구 인근 팬션에서 그리스전을 관람한 김경진(30·동구 신암동)씨는 "친구들과 1박2일로 여행을 떠나려다 축구 관람을 원하는 친구들이 많아 두가지 모두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다보니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캠핑응원의 여세는 나이지리아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이지리아전이 23일 오전 3시 30분에 열리는 만큼 경기를 보고 곧바로 직장으로 출근하려는 이들도 적잖기 때문이다. 달성군 비슬산 자연휴양림의 경우 24개의 객실 중 나이지리아전을 앞둔 22일 오전까지 18개의 객실이 예약된 상태.
아르헨티나전에 17개 객실이 예약된 것에 비해 예약률이 높다. 월드컵이 시작되기 전 평일 평균 객실 예약이 10건에 못 미쳤던 것보다 2배 이상 늘어났다.
나이지리아전을 앞두고 이곳에 예약을 한 조용준(26·북구 산격동)씨는 "그리스전때 동성로에서 거리응원을 했는데 너무 복잡해 고생만 했다"며 "엠티(MT)를 겸해 축구 응원을 하자는 친구들의 의견이 많아 이곳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노경석 인턴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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